소소한 휴재 공지
안녕하세요, 엘레나 노 입니다.
마음 훈련 글이 아닌 인사를 드리는 글은 처음이네요.
돌아오는 토요일에 드디어 결혼을 합니다.
그래서 잠시 글쓰기를 쉬어가려 합니다.
아주 잠시요!
그래도 혹여나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계실까,
살포시 글을 남깁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많은 행복을 누리고 또 누렸습니다.
여러 작가님과 구독자님들의 응원을 받았기 때문에 지쳐있던 마음을 더 단단히 잘 훈련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간이 어쩜 이렇게 빠르게 흐르는지요.
시간이 삭제가 되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연차, 반차, 병가가 없는 학원강사는 결혼식을 하기에 부적합한 직업이라는 생각을 문득 해봅니다.
안타깝게도, 결혼식 전 날마저도 밤 11시에 퇴근을 할 예정입니다. 집에 도착하면 12시가 넘을 것이고, 잠은 자는 둥 마는 둥 하며 새벽 5시에 일어나 메이크업샵을 갈 것 같습니다. 하핫. 이게 바로 연예인 체험인가요?
신혼여행은 휴강 공지를 하고 다녀오지만 사실 휴강이 휴강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휴강 기간 동안 정규수업 날짜에 맞춰 아이들이 유튜브로 볼 수업 영상을 찍고 숙제할 자료들을 미리 편집해서 만들어두느라, 정말이지 24시간이 모자라네요. 아흑.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까지도 영상 녹화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할.수.있.다! 라고 외쳐봅니다.
제가 벌인 일인데 어떡하겠어요? 제가 수습해야죠.^^
신혼여행을 가서도 아이들에게 영상 링크를 전송하고 수업을 잘 들었는지 확인해야 하는 극한 직업이지만, 그래도 신입생이 많이 들어와 준 덕분에 줄어들었던 월급이 회복되고 그 이상으로 넘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힘은 들어도 더욱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려 합니다. 금융치료 최고예요! 하핫.
이렇게 살고 있느라 글을 쓸 시간도, 애정하는 작가님들의 글을 읽을 시간도 없었다는 변명을 마음 속에서 멋쩍게 꺼내봅니다.
결혼식을 무사히 잘 마치고 신혼여행을 떠나는 비행기에서 글 하나를 써보려 합니다.
이혼가정의 자녀라, 아빠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하고 숨겨야 했던 결혼식 이야기를요.
아빠가 천국에 가서는 모두 다 알게 되었겠지만요!
다시금 떠오르는 미안한 마음을 눌러내고, 천국으로 먼저 간 동생과 아빠와 메리가 모두 하늘에서 축하를 보내줄 거라는 행복한 상상만 해봅니다.
9년의 연애 끝에 드디어 새 가정을 이룹니다.
많이 바쁘고 분주하지만 그렇게나 바라고 꿈꾸던 결혼을 하게 되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잘 해내겠습니다.
저답게, 유쾌하고 씩씩하게 결혼식 잘 하고 올게요!
기다려주시는 독자님들과 작가님들께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