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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쌍둥이 자매의 생리 미루기

생리주기 조절

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창문을 스치는 10월, 대학 입시의 열기가 고조된다. 체대나 무용과 등의 실기 시험이 시작되는 이 시기, 진료실엔 또 다른 긴장감이 감돈다. 수험생들의 생리주기 상담이 늘어나는 때다.


얼마 전 찾아온 두 자매는 마치 거울을 보는 듯 닮았다. 나란히 체대 입시를 준비 중인 그들의 고민은 하나였다. 불규칙한 생리주기와 10월 초 부터 3주간 주말마다 이어지는 실기 시험. 그들에겐 이 시기에 생리를 피하는 것이 자매에게는 금메달만큼이나 중요했다.


진료실에 방문한 두 학생은 현재의 생리주기를 파악하기 위해서 초음파 검사를 시행했다.

첫 번째 학생은 초음파로 확인해 보니 생리가 임박한 시기가 아니어서 실기 시험이 끝날 때까지 피임약을 복용하기로 했다. 두 번째 학생은 조만간 생리가 올 것 같았지만, 다행히 시험 시기와 겹치지 않아 피임약을 사용하지 않고 생리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



이렇게 중요한 순간, 생리주기를 조절하는 것은 마치 시계의 초침을 멈추는 것과 같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생리 주기 파악하기 먼저이다. 자신의 생리 주기를 기록하여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폰이라면 'Cycle Tracking'을, 안드로이드라면 '핑크다이어리' 같은 앱을 사용하면 좋다.


생리 주기를 조절하기 위한 피임약 복용 시기는 언제부터 일까.

생리가 규칙적인 경우: 생리 예정일 최소 7일 전부터 복용 시작

생리가 불규칙한 경우: 중요한 일정 14일 전부터 복용 시작

이미 피임약 복용 중인 경우: 피임약을 복용게 되면 휴약기 기간에 생리처럼 출혈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이미 피임약을 복용 중이라면 휴약기 없이 새 팩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생리를 미룰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생리가 2~3일밖에 남지 않았거나 이미 시작된 경우에는 미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리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피임약 복용이 처음이라면 꼭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심혈관질환, 간 기능 문제, 당뇨, 유방암 가족력 등이 있다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처음 복용 시 부정출혈,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이상 증상이 있다면 즉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청소년들에게 산부인과는 여전히 넘기 힘든 문턱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쌍둥이 자매처럼, 중요한 순간에 전문가의 손을 잡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다. 산부인과는 단순한 진료실이 아니다. 그곳은 여성의 삶과 꿈을 지키는 성소와 같은 곳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이 소녀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었기를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도 필요할 때 언제든 산부인과를 찾을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 청소년들의 건강과 꿈을 위해 우리 산부인과 의사들이 항상 곁에서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물론 두 자매의 성공적인 실기 시험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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