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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의지혜 Aug 01. 2021

82세에 제프 베조스와 꿈을 이룬 여자

최고령 여성 우주인이 된 뉴 쉐퍼드호 탑승자 월리 펑크

얼마 전 세계 최고의 부자이자 아마존(Amazon)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11분 간의 우주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구로 돌아왔다. 제프 베조스의 민간 우주 회사 블루 오리진(Blue Origin) 뉴 쉐퍼드(New Shepard)호가 2021년 7월 20일 오전 9시 12분(현지시간) 서부 텍사스 사막 상공을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고 주요 외신들은 보도했다. 인류 역사상 첫 민간 상업 우주여행이었다.  

Photo by Joe Raedle on Getty Images

11분 간의 우주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총 4명. 57세의 제프 베조스, 50세의 제프 베조스 동생 마크 베조스(Mark Bezos), 18세의 네덜란드 물리학도 올리버 데이먼(Oliver Daemen), 그리고 82세의 여성 우주 비행사 월리 펑크(Wally Fank)가 함께 했다. 제프 베조스와 그의 동생 마크 베조스와 함께 한 나머지 2명은 누구일까? 2명 다 우주를 꿈꿔온 사람이라는 점은 같지만, 이 둘의 나이대는 천지 차이다. 한 명은 앞으로 우주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는 10대 청년이고 한 명은 한 평생을 우주비행을 갈망하며 살아온 80대 여성이다. 뉴욕 타임스, 포브즈 등은 82세의 여성 월리 펑크의 일생에 주목했다.      


월리 펑크는 누구일까? 그녀가 지구 궤도를 벗어나 우주에 도달했을 때 나이는 82세 - 우주에 다녀온 사람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 기록되었다. 총 19,600회 이상의 비행시간을 보유하고 3,000명 이상 사람들에게 비행법을 가리킨 비행 베테랑이다. 뉴 쉐퍼드호에 탑승한 세 남자보다 조정사로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을 테다. 82세라는 나이에 우주에 다녀올 수 있었던 그녀의 체력, 그리고 우주를 향한 오랜 열망과 노력에 주목하며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궁금해졌다.   

블루 오리진 설명자료에 수록된 월리 펑크 사진

1939년 2월 1일생의 월리 펑크는 미국 뉴멕시코 태생으로 어렸을 적부터 비행에 관심이 많았다. 9살에 첫 비행 수업을 받았고 16세에 스테픈 칼리지 항공 프로그램(Stephen College in Aviation)에 입학했다. 17세에 항공 조정사 자격증을 취득한 그녀는 1959년 20세에 여성 최초의 최연소 미군 공군 조교가 되었다. 우주 비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프 베조스가 태어나기 3년 전인 1961년에 NASA의 여성 우주 비행 프로그램(Women in Space Program)에 지원했다. 25세부터가 지원 연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1세였던 월리 펑크는 담당자에게 연락을 해서 본인의 열정과 경험을 설명하는 적극성을 보이며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머큐리 13호 비행을 염두하고 실시했던 프로그램에서 온도 차가 큰 수성의 환경을 복제하여 현기증을 유발하기 위해 얼음물을 귀에 주입하거나, 감각 상실 탱크 안에 들어가 버티는 훈련들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월리 펑크는 10시간 넘게 버티다가 잠들어 버려 연구원들이 퇴근을 하고 싶어서 탱크에서 데리고 나왔다는 일화도 있다고 한다. 22명의 지원자 중 13명이 훈련을 통과했고, 월리 펑크는 3등으로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여성 누구도 (월리 펑크가 제프 베조스와 우주에 다녀오기 얼마 전까지) 아쉽지만 우주에 가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여성 우주 비행 프로그램을 중단하였고 소련의 여성 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시코바가 1963년 우주에 다녀온 이후에도 미국 NASA는 1983년까지 여성을 우주 궤도에 올려놓지 않았다.

      

월리 펑크는 그 이후에도 NASA 프로그램에 수차례 지원하였다. 웬만한 체력으로는 남성도 통과하기 힘든 우주 비행 훈련에 여성으로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였지만 그녀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였지만 학위가 없다는 이유, 테스트 비행 경험이 없다는 이유 등 우주 비행 꿈 앞에서 수차례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여성으로서 우주비행의 꿈을 이루기 위한 장벽은 높았다.  

   

여성 최초, 최연소로 미군 공군 조교가 되고 수차례 우주를 향한 꿈을 도전하였던 월리 펑크는 조정사로 은퇴를 한 이후에도 우주여행을 계속 꿈꾸었다. 2012년 민간 우주기업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이 우주 관광 티켓을 판매할 때 개인 돈 20만 달러(한화 약 2억 3천만 원)를 지급할 정도로 우주 비행에 꿈꿔왔던 것이다.  

출처: 로이터통신

뉴 쉐퍼드호의 성공적 발사로 월리 펑크는 마침내 82세라는 나이에 우주 비행의 꿈을 이루었다. 월리 펑크는 1998년도에 77세 나이에 우주를 비행한 존 글렌(John Glenn)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우주에 다녀온 최고 연령 여성으로 기록되었다. 뉴 쉐퍼드호는 민간 우주여행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하였지만, 80대라는 나이가 평생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건강한 나이라는 새로운 나이의 상(相) 제시해주기도 한 것 같다. 월리 펑크는 수차례 NASA에서 고배를 마시고, 20만 불을 투자하면서도 본인이 살아있는 동안 우주에 다녀올 수 있는 확률은 반반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50%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꾸준히 다졌다. 조정사로서 은퇴한 후에도 그 꿈을 계속 꿈꾸고, 관심을 놓지 않고 그 열망을 저서 발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렸더니 마침내 꿈을 이루었다. 그 꿈의 첫발은 제프 베조스와 내디뎠지만 월리 펑크는 그녀가 구입한 버진 갤러틱의 우주관광을 오늘도 꿈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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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https://www.newsweek.com/wally-funk-oldest-blue-origin-passenger-outperformed-jeff-bezos-1611400

https://www.indiatimes.com/trending/social-relevance/wally-funks-journey-to-space-with-jeff-bezos-5454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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