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돌아서 또 카페

한 모금의 휴게시간 동안 마음도 함께 쉴 수 있는 곳

by 소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앓는 마음은 그저 두려움이라는 본능만 자극시키는 것이 아니리라.

이제까지 겪은 바이러스 중에 그야말로 떡 하니 왕관을 쓰고 있는 듯한 CoV19는 우리의 오감 적 본능을 다시 일으키는 것 같다.

오감 전체를 새롭게 순환 하기에 딱 좋은 ‘여행’으로 떠나지 못하는 한계에서부터 오는 답답함도 크지만, 카페나 식당에서 즐기는 취식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답답함은 더욱 현실적이고 거칠게 와 닿는다.

강남이나 종로를 가로지르는 대로변을 걷다 보면 마치 지나친 건물을 또 지나친 것은 아닌가 싶을 만큼 프랜차이즈 카페가 줄이어 반복된다.

이렇게나 많은 카페들이 테이블과 의자를 포개어 꽁꽁 싸매고 있는 동안 우리 몸과 마음도 마구잡이로 뭉개져 결박당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 괜한 즐거움을 빼앗긴 것만 같은 우리의 심정이 그저 카페와 식당에서 테이블을 차지하는 습관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로 온갖 식음공간들이 시달리기 훨씬 이전부터 늘 의문으로 남은 나의 생각을 좀 풀어헤쳐 보자면, 우리나라의 정책과 사회문화를 이끄시는 분들의 생활과 그들이 이끄는 국민 대다수의 삶의 괴리감을 다시 한번 직시하게 되는 것 같다.

과연 카페와 식당이 아니고서야, 직장인들이 한 입, 한 모금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 있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후죽순 생기는 카페들에 대한 시장경제에는 많은 관심과 또 사색이 반복되고 있어 누구에게나 염려를 요구하고 있는 문제적 주제이다.

‘퇴직하면 치킨집’이란 문장이 우리에게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먹거리를 기반으로 하는 소규모 창업은 80년대 시대부터 열고 닫기를 무한 반복하며 그야말로 치열한 현 사회의 단편을 보여주는 경쟁구도로써 누구나 한번쯤 관심과 의견을 던지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그 와중에 그 공간을 운영하는 이들이 바라보고 있는 돈벌이 대상들, 즉 우리들이 왜 그곳을 번질나게 드나드는 이유는 일터 안에서 머무를 공간에 업무를 위한 책상 하나뿐이라는 사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회의를 위해 모이는 테이블 혹은 잠깐의 사색을 위한 릴랙스 체어가 허락되는 중역의 사무실은 드라마를 통해 친숙하지만, 그곳을 누리는 인원들이 극소수이다. 아직 중역의 자리에 오르기 힘든 젊은 세대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사님과 상무님들 조차도 중소기업이라 일컫는 회사 규모의 기준선에서 대기업을 향해 있는 대형 중소기업이 아닌 이상 나란히 이어지는 책상들을 바라보는 끝머리 조금 더 넓은 공간과 등 뒤로 맞대고 있는 벽 혹은 창문만이 허락될 뿐이다.

탕비실에 이어지는 안락한 휴게공간 또한 대형 중소기업 이상의 이야기 일 것이다.

운 좋게 테라스나 옥상정원이 있는 경우 그곳에서 누릴 수 있는 커피 한 모금, 수다 한 단락은 담배를 문 입보다 더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이 직장인들의 현실이다. 담배도 안 피우는데 거기 있는 사람들이 잘 없기도 하지만, 담배를 피우는 이들의 특정 행동 패턴은 그나마 정기적인 휴게시간을 통해 나름의 공간을 확보해둔 경우가 많다.

카페 테이블 혹은 그저 카페의 컵 하나가 가져다주는 보호막의 역할이 그래서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그 표면적 보호막 없이 업무시간을 떠나 쉴 수 있는 10여분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환경,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다시 한번 들여다본다면 현대 도시인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카페카페카페를 찾는 현실이 더욱 깊이 이해되기도 한다.

최초의 카페가 탄생하여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기도 하며, 가장 수많은 커피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에스프레소 한 잔이 가져다주는 에너지 한 샷을 마시기 위한 공간이 카페 이지만, 한국-특히나 도시 근로인구들에게- 에서의 카페는 그 공간을 제공하는 한 잔과 한 테이블로서의 카페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언제나 카페의 보호막이 필요한 본인 성향으로도 주중 업무시간에 찾는 카페와 주말 여유를 즐기는 카페의 취향이 다르다.

이 또한 우리 업무 공간 사이사이 스며 있는 카페들이 우리의 갑갑한 마음을 숨 쉬게 해주는 휴게공간임에는 틀림없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하지만 머지않은 시간 안에 우리네 업무 환경 안에 그 카페들만이 가져다주는 휴게 자유지역이 스며들기를 바라며, 커피 한 잔을 준비해본다.

청담-공간21s 카페 한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