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불가해한 무작위성
거대한 암벽 사이로 난 길
혹은,
우주 어딘가에서 무작위로 흩뿌려진 먼지 구름이 모여 이룬, 금빛의 띠
혹은,
주괴 아래로 흘러내리는 뜨거운 납물
선별된 희망에서 불가해한 무작위성으로
분해에서 탄생으로
약속에서 모호성으로
그 얇은 줄기,
그 야트막한 틈 사이로 묵묵히 걸음을 옮긴다
어쩌면 기회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위해서
인간이므로
인간이기 때문에
그것이야 말로
다분히 인간적인 일 이므로
- 윤형근 작가의 <청다색>을 보고서. @MMCA 과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