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 - 초극의 길

by 희망

단 하나의 사다리는 없다: 초극의 길

“나는 여러 가지 방법과 길을 통해 나의 진리에 도달했다. 내 눈이 멀리까지 둘러볼 수 있는 이 높은 곳에 올라오기 위해서 하나의 사다리만을 이용한 것이 아니다.” –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의 이 문장은 관점주의(Perspectivism)와 자기 초극(Self-Overcoming)의 원리를 드러낸다. 니체는 고정된 하나의 진리, 절대적인 도덕, 혹은 타인이 정해놓은 ‘단 하나의 사다리’를 거부한다. 그는 삶을 끊임없는 실험과 이행의 과정으로 보았으며, 진리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창조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1. 절대적 진리의 붕괴와 ‘사다리’의 다양성

전통적인 서구 철학은 플라톤의 이데아나 기독교의 신처럼 ‘유일하고 절대적인 진리’를 상정해 왔다. 그러나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하며, 인간 위에 군림하던 절대적 가치 체계의 종말을 고했다. 신이 사라진 자리에서 인간은 더 이상 누군가 던져준 단 하나의 사다리에 의지해 하늘로 올라갈 수 없게 되었다.

차라투스트라가 “하나의 사다리만을 이용하지 않았다”라고 말한 것은 객관적 진리라는 환상에 대한 거부이다. 니체에게 진리는 특정한 관점에서 바라본 세계의 해석일 뿐이다. 우리는 각자의 육체적 조건, 역사적 배경, 그리고 ‘힘에의 의지’에 따라 세상을 다르게 인식한다. 따라서 ‘나의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세상이 정해놓은 정답(단 하나의 사다리)을 쫓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오류와 실험, 고통의 길을 직접 걸어봐야 한다. 여러 사다리를 이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관점을 섭렵하고, 스스로를 무너뜨리고 다시 세우는 치열한 과정을 거쳤음을 의미한다.


2. 자기 초극: 낡은 사다리를 부수는 용기

니체 철학에서 ‘높은 곳’에 오르는 행위는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자기 초극을 의미한다. 자기 초극이란 현재의 나를 부정하고 더 높은 존재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전에 내가 의지했던 사다리, 즉 나의 신념, 도덕, 가치관을 때때로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산을 오르는 자이다. 산을 오를 때 하나의 사다리에만 집착하는 자는 결코 정상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사다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절벽을 마주하고, 그 절벽을 기어오르기 위해 새로운 도구를 찾거나 맨몸으로 부딪혀야 한다.

누구도 동일한 출발점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살아가지 않으며, 따라서 동일한 사다리를 통해 같은 정상에 이를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니체는 철학과 도덕, 종교가 오랫동안 하나의 ‘유일한 길’을 제시해 왔다고 보았다. 그것은 보편 이성, 보편 도덕, 보편 구원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삶을 단순화하고 평준화해 왔다. 그러나 차라투스트라는 이러한 단선적 구조를 거부한다. 그는 오직 하나의 사다리만을 상정하는 사유야말로 인간을 낮은 곳에 묶어 두는 장치라고 본다.


결국 이 문장은 인간 존재에 대한 윤리적 요청이다. 너의 진리는 스스로의 몸과 시간, 실패와 결단을 통해 형성된다는 요청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하나의 교훈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사다리를 의심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리고 바로 그 의심의 순간에서, 각자의 진리는 비로소 생성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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