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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온김에 Mar 02. 2024

아직도 찾아 헤매는 나에게

처음.

나의 일의 시작은 고등학생 때였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가오는 복날에 삼계탕집아르바이트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마침 휴일이라 같이하기로 한 몇 명이 모여 일을 하게 되었다. 하루 일을 했던 거 같은데 몇만 원이라는 큰돈(처음 내손으로 번 돈이라 크게 느껴졌다.)을 손에 쥐었다. 무척이나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때 식당일은 힘들구나와 뚝배기는 무겁구나를 동시에 느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을 하기 전 여름, 나는 진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정확하게 말을 하면 혹시라도 내가 누군지 알게 될까 사무직이라고 지칭을 하겠다.) 무려 서울까지 올라가 면접을 치르고 확정되어 일을 시작했다. 일찍 시작되는 업무에 아침잠이 많은 나는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처럼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했다. 당시에 소통에 대한 스트레스와 스피드를 요하는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오전, 오후 바깥으로 나가는 일정 때문에 바람 쐬는 기분을 낼 수 있어서 답답하진 않았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도 아니고 서류 찾아 움직일 때 도 있고, 내 컴퓨터에 만들을 수 있게 노래를 틀어놓을 수 있어서도 좋았다. 제일 좋았던 건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막내로 이쁨을 받으며 일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이때까진 알지 못한 이 복잡함과 답답함은 내가 누군가에 의해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대학에 가게 되면서, 아니 정확하게는 대학에서 정한 '과' 때문에 시작되었다. 그 과도 사실 고민은 했었다. 좋은 직업을 그만두고 대학을 갈 때는 취업이 어느 정도 보장은 되어야 했고, 내가 해낼 수 있는 일이 어야 했고, 또 한 보수도 괜찮아야 했었다. 너무 신중하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대충 정한 진로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진로가 나를 지치게 하고 힘들게 했으며 후회를 하게 만들었다. 그게 나를 힘들게 할 줄은 그때 미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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