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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온김에 Mar 04. 2024

아직도 찾아 헤매는 나에게.

병원일은...

병원일이 나에게 주어진 두 번째 일이었다.

주어졌다기보다 내가 선택한 일이다. 처음 했던 사무직은 학교에서 추천으로 이루어진 취업이었고, 사실 그때 생산직으로 나가는 아이들과 함께 가고 싶었다. 그게 더 돈이 됐었다. 생산직으로 있다 사무직으로도 발령이 날 수도 있다고 했고, 무엇보다 큰 대기업이나 보니 그 당시도 복지가 좋았다. 결론적으론 나의 첫 직장은 어쨌든 이따금씩 생각날 정도로 다시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기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문제는 내가 처음으로 선택한 이 병원일이다. 나의 직장운이 안 좋은 건지 내가 문제인 건지...

하루하루 시간이 너무 더디고, 답답하고 뛰쳐나가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다. 띄엄띄엄 쉰 적도 있지만 10년을 끌어온 병원일이었다. 3년이라는 시간을 바치고, 돈을 들인 일이다 보니 쉽게 그만둘 수 없었다. 그래서 중간에 쉬면서 빵집에서 잠깐 일한 적이 었었다. 나는 손이 빨랐다. 물론 단순한 일이 기 게 그랬을 것이다. 빵을 포장하고 진열하는 일은 쉬웠다. 병원에서 일하면서 스트레스받는 것보단 훨씬 나은 일이었다. 물론 직업을 놓고 봤을 때는 병원에서 일하는 게 더 좋아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하루 종일 갇혀있는 일이 아닌 시간을 조금 자유로운 일이 맞았고, 혼자 하는 일이 맞았기에 병원일보다는 빵집이 맞았던 것이다. 결국 어떤 일을 계기로 병원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여전히 나는 병원일이 싫었다. 그러다 엉뚱한 곳에 발을 담근 적도 있었다. 물론 나와는 맞지 않는 일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한 번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 아주 잠깐 했었다. 그 일은 정말 말을 잘하거나, 지인이 많거나 그래야만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직업이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경험을 해봤기에 두 번 다시 생각 안 할 수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한다. 난 남들이 뭐라 해도 내가 해봐야 하는 아주 못된 성격이라 경험해보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한번 해볼까? 하고 흔들리고 있었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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