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한 권의 책
나는 28살 다소 이른 나이에 싸나톨로지라는 학문을 접하였고,
나의 멘토인 도휘 최원준님의 소개를 통해 임병식 박사님으로부터 배움을 시작했다.
이어서 죽음교육전문가 자격을 얻은 서휘(瑞輝) 진은정의 브런치북을 시작하며 나는 오늘도 묻는다.
죽음을 알아가는 이 여정이, 나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누군가는 말했다.
죽음을 생각하는 건 불길한 일이라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죽음을 외면할수록
삶은 점점 무기력해진다고 느꼈다.
살아있으나, 살아있지 않은 사람들.
멈추지 못한 채 흘러가기만 하는 시간.
그러다 문득, 가장 근원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되었다.
“나는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떠날 것인가.”
이 브런치북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질문에 진정성 있게 답하기 위해,
나는 죽음학(Thanatology)을 공부하게 되었다.
죽음은 단순한 생물학적 정지가 아니라, 존재의 의미를 다시 묻는 순간이다.
죽음의 사전적 정의는 '생명체의 삶이 끝나는 것'이다.
생명체의 장기 활동, 심장 박동 중단, 혈액 순환 중단 등 모든 활동이 정지되고 완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의식을 되돌릴 수 없는 상태를 ‘죽음’이라고 한다.
하지만 죽음학에서 보는 죽음은 단순한 생리학적 종결이 아닌 사회적 관계의 해체, 의미의 단절과 재구성의 기회로 본다.
죽음학은 단순히 장례나 유언, 연명의료에 대한 실용적 지식을 다루는 분야가 아니다.
그보다는 삶의 본질, 존재의 유한성, 한계상황에서의 자기 결정,
그리고 인간다운 이별에 대해 질문하는 학문이다.
철학과 윤리, 심리학, 의학, 영성, 교육, 사회학 등
여러 분야가 교차하는 통섭적 학문이며,
무엇보다도 “나답게 살기 위해, 나의 끝을 고민하는 공부”이다.
나는 그 공부 안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결국 삶을 준비하는 일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
그럼에도 죽음은 현대사회에서 '부재한 이야기'가 되었다.
의료화된 임종, 길어지는 요양, 준비되지 않은 작별,
남겨진 자들의 미처 끝맺지 못한 애도…
죽음을 일상에서 지우려 한 결과,
삶은 더욱 공허해졌고, 관계는 더욱 불안해졌다.
이제는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 출발점에 ‘죽음학’이 있다.
죽음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죽음을 ‘금기’로 여기는 사회는 죽음을 말할 수 없게 만들고,
결국 죽음을 두려움과 무지로 포장해 버린다.
하지만 우리가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죽음에 대해
내 가족, 친구, 주변 사람과 소통해야 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결국 나의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되묻는 일이다.
'죽음에 대한 교육은 곧 삶의 교육이다'
죽음을 배우는 일은 살아 있는 지금을 더 깊이 느끼게 한다.
죽음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당장의 소소한 행복에 감사할 줄 알게 된다.
죽음교육은 삶의 속도에서 잠시 멈추어, 방향을 바로잡는 기회를 준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떠나야 할 여정 위에 서 있다.
그 여정의 시작은 누구도 알 수 없기에, 지금 이 순간부터 준비해야 한다.
어떻게 이별하고, 무엇을 남기며, 어떤 존재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 질문을 품는 태도야말로 바로 '죽음학'이 가리키는 본질이다.
죽음학은 단지 죽음을 배우는 학문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끝이 언제 올지 모를 여행길을 준비해 가는 과정이 곧 인생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이 물음이 당신의 내일을 바꿀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 당신은 얼마나 깨어 있는가.
이 글들을 통해, 나는 앞으로 삶과 죽음의 연결을 이야기하려 한다.
연명의료결정, 호스피스, 유산, 자기결정권, 상실과 애도, 장례문화, 추모…
어쩌면 너무 늦게 알게 되는 이야기들을,
우리는 조금 더 일찍, 미리 준비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가 된다.
이 책을 펼친 당신이
삶의 끝에서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부터 더 선명하게 살아내길 바란다.
이 글이 당신의 삶에 작은 등불 하나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 瑞輝 진은정-
1. 죽음학 (Thanatology)
죽음을 중심으로 삶과 인간 존재를 통합적으로 고찰하는 학문.
의학, 철학, 심리학, 종교, 교육, 윤리, 법 등 다양한 분야가 교차하며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는 인간의 실존적인 고뇌와 고통을 어떻게 대면하고 대처할 수 있는지, 그 실천의 방법과 기술을 제공해 주는 학문'으로 정의한다.
※어원:‘death’를 뜻하는 그리스어 'thanatos'에 '… 학[론]’의 뜻을 나타내는 -ology가 붙은 단어.
2. 한계상황
철학자 칼 야스퍼스(Karl Jaspers)가 제시한 개념으로,
인간이 결코 피할 수 없고, 존재의 본질을 드러내는 극단적 상황을 말한다.
좌절(한계상황)을 직시함으로써 초월자의 세계로 나아가 존재실현의 길을 나아갈 수 있다는 사상을 갖고 있다.
- 죽음: 생명활동의 끝.
- 고통: 몸이나 마음의 괴로움과 아픔. 육체적 고통 / 정신적 고통으로 나뉜다.
- 투쟁: 지구상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쟁 / 전쟁
- 죄책: 나의 의도와 무관하게 행위에 대해 책임 발생하는 한계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