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로 베트남 김치 제국을 세운 전설의 한베 부부 사업가와의 만남
달랏의 산기슭, 부부의 집에 있는 커피숍에서 만난 김태곤 대표와 응우옌 티 김한 대표. 창밖으로 스며드는 고지대 (해발 1500 미터) 시원한 바람과 테이블 위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 향기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됐습니다.
이 인터뷰는 제게 특별한 기회였습니다. 30년 넘는 투자금융과 M&A, CEO와 테크 저널리즘 경력으로 동남아 스타트업을 지켜보는 저에게 옹김 김치(Ong Kim's Kimchi)는 단순한 한국중소기업의 성공 사례가 아닙니다.
"이건 중소기업 해외 진출과 현지화 (Localization) 플레이북의 교본"이라는 확신으로 달랏까지 찾아갔습니다. 부부는 웃으며 커피를 권하시며 대화를 풀어가셨어요. 그 안에서 느껴진 건, 문화 충돌 속 피어난 진짜 '바이블' 같은 지혜. 1997년 IMF로 모든 걸 잃은 한국인과 베트남 현지 여성의 만남이, 2016년 CJ제일제당 인수로 이어진 여정입니다. 이 스토리는 국내 SMEs와 글로벌 진출의 꿈을 좇는 이들에게 필독서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태곤 대표의 베트남 도착은 절박함의 극치였습니다. 1990년대 초 한국 광고 회사에서 모토로라·일본 기업까지 클라이언트를 거느리던 그는, IMF 폭풍으로 쫄딱 망해 75달러를 쥔 채 호치민 공항에 내렸어요. "베트남을 전혀 몰랐다"는 깨달음이 그를 사로잡았죠. 오랜만에 돌아온 시장은 이미 현지 경쟁으로 판이 바뀌어 있었고, 광고 사업 재기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뭐부터 시작할까?" 고민하던 중, 베트남 친구들이 냉장고 속 김치를 보며 "이게 뭐야? 맛있네!" 하며 먹어치우는 모습을 봤어요. "김치로 먹고살자"는 아이디어가 싹텄습니다. 하지만 김치 만드는 법조차 모르는 그는 인터넷 레시피와 한국 식당 순례를 시작. 아침에 담가 저녁에 확인, 저녁에 담가 다음 날 확인 – 베트남의 습한 더위에 김치가 썩거나 가스에 부풀어 포장째 버리는 시행착오를 3개월 넘게 겪었죠. "책대로 하면 안 돼요. 재료부터 다르니까"라고 김태곤 대표는 인터뷰 중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초기 실패는 전통 시장 1톤 생산에서 절정에 달했습니다. 한국산 재료로 만든 '정통' 김치가 베트남 습도에 가스 발생으로 부풀어 오르고, 상인들은 "이게 뭐냐? 썩은 채소?" 하며 외면했어요. "포기 직전, 냄새 맡으며 울 뻔했죠"라는 김태곤 대표의 고백에 김한 대표가 맞장구쳤습니다. "그때 제가 유통 공급망을 챙기며 달랏 배추와 현지 채소를 섞어 마일드하게 조정했어요. 부부가 진짜 환상의 팀이 된 순간이죠." 이 '현지화' 피벗이 게임체인저였습니다. 매운 맛을 줄이고, 베트남인 입맛에 맞춘 제품으로 현대식 유통(슈퍼마켓)으로 전환. 50kg 소량 생산부터 시작해 2009년 전국 80% 시장 점유율 달성, 페이스북·잘로 캠페인으로 브랜드 인지도 폭발. 결과는 2016년 CJ의 5년 구애 끝 인수. "대기업은 인수처럼 보지만, 우리는 옹김 김치의 다음단계 도약을 위한 파트너십"이라고 생각해요.
이 스토리는 동남아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교본입니다. 삼성·LG가 하드웨어로 성공한 반면, 소비재에서 실패한 이유? "로컬에 대한 이해 부족과 무시예요. 하노이와 호치민 입맛이 다르죠." 김한 대표의 말처럼, 부부는 한국 발효 기술(김태곤)과 베트남 실행력(김한: 공급망·판매 네트워크+현지 해결사)을 융합. 김치의 현지화 성공(고수 김치, 베지테리언 버전으로 시장 50% 점유)으로, 옹김은 글로벌 스케일을 현지 리듬에 맞췄습니다. OECD 보고서에서도 이런 '글로컬' 모델이 규제 리스크 줄이고 매출 30-40% 높인다고 합니다. 쿠팡의 베트남 바이크 로지스틱 적응처럼, 옹김은 문화 시너지를 강조. "맛은 한국 그대로, 실행은 철저히 베트남"이라는 원칙이 핵심입니다.
옹킴 창업자 부부와 달랏집에서 커피를 여러잔 마시며 느꼈습니다. 성공은 정복이 아닌 항복- Success is not conquest, but surrender -시장의 리듬에 철저히 따르는 겁니다. 다들 동남아에서 합작을 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현지인을 믿지 말라고 조언아닌 조언을 합니다. 김태곤·김한 부부처럼 외국 뿌리를 현지 토양에 심으면, 베트남의 활기찬 시장에서 깨지지 않는 유산이 됩니다.
중소기업은 신뢰(브랜드)가 부족해서 해외에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다고 합니다.
사람을 믿지 못하고, 남의 배신에 항상 두려워 합니다.
해외진출과 현지화는 학교나 이론이 아닙니다.
어떤 대단한 전문가도 그 역할을 대신해줄수 없습니다
각자가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하지만 옹킴 김치 공동 대표처럼 현지 최적의 시스템과 파트너를 만난다면 우리의 여정은 폭발적 성장을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David Kim's take (데이비드 김 한마디) : "Scale follows surrender—to the market's own rhyth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