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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현 Jul 18. 2022

선물 주고도 욕먹을까 걱정이에요

선물 가격따라 정해지는 마음의 크기

 아이 초등학교 입학하고 처음으로 친구 생일 파티에 초대받아 갔어요. 저는 엄마들이 선물 사서 들려주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이에게 "네가 직접 사야 진정 가치 있는 선물이야."라고 알려줬죠. 또, 요즘 용돈 교육을 확실히 하고 있어서 자기 돈을 쓰게 하고 싶었어요.

 결국 다이소에서 한참을 고르다 3천 원짜리 필통을 사서 갔는데 제가 너무 순진했던 걸까요? 다들 기본 1~2만 원짜리는 사 왔더라고요. 우리 아이 선물이 제일 초라해 보여서 괜히 미안했어요. 선물 주고도 엄마들한테 뒤에서 욕먹는 건 아닌지, 제 고집 때문에 괜히 아이한테 피해 가는 건 아닌지 걱정돼요.

 

[이미지 출처]  Warner Bros.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등 저학년까지의 생일파티는 '엄마 모임'의 색깔이 강하다. 특히, 갓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처음 초대받은 자리라면 더욱 신경 쓰게 된다. 그래서 그깟 생일 선물 고르는 것도 참 고민이다. 보통은 엄마들이 너무 저렴하지 않고 부담스럽지도 않은 '적당한' 선에서 선물을 골라 아이 손에 들려준다.


고민 솔루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세운 자녀 교육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선물이 초라해 보였다'거나, '뒤에서 이야기 나오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는 건 모두 부모의 '감정'일뿐이다. 감정에 흔들리지 말자. 감정은 주관적이어서 상황을 왜곡시키고 원칙을 무너뜨리기 쉽다. 다행인 건, 감정은 곧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교육 원칙은 남는다.

 "엄마, 나 선물을 좀 더 좋은 걸 할 걸 그랬나 봐..."

  만약 아이가 선물에 대한 아쉬움을 내뱉으면 어떨까? 이때, 부모의 반응이 중요하다. 설령 부모의 속마음 역시 그렇다 하더라도 "그러게. 돈 좀 더 쓸 걸 그랬나? 다음엔 더 좋은 것 사가자."는 옳지 않다. 아이는 엄마의 가르침대로 '마음'을 담은 선물을 했는데 '부끄러움'을 얻게 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선물 '가격'을 언급하는 것도 금물이다. 선물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가격이 아니다. 만약 선물 가격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면, 앞으로 아이는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 자체에서 기쁨을 얻지 못하게 된다.


 아이는 용돈을 모으고, 무엇을 살까 고심하고, 직접 선물을 산 경험 자체만으로도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니 아이가 머쓱해질 정도로 칭찬해주자.

 "엄마가 보기에는 우리 00이 선물이 제일 멋져 보였어. 00 이가 친구에게 필요한 걸 고민하고 줄 수 있으니 얼마나 기뻐? 선물 가격보다 중요한 건 마음이거든. 친구한테 마음이 충분히 전달됐을 거야."




 물론 때로는 원칙에도 유연함이 필요하다. 우리는 머리로는 안다. '선물 가격과 마음 크기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러나 따로 움직이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생각보다 비싼 선물을 받으면 '어라, 이 사람이 나를 이렇게 생각해줬구나~' 하며 긍정적으로 본다. 반대로 성에 차지 않는 선물을 받으면 '이 사람이 나를 이렇게 밖에 생각을 안 했어?' 하며 실망한다.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아이에게도 좀 더 마음이 가고 친한 친구가 있기 마련이다.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더 비싼 선물을 사주고 싶을 수 있다. 당연한 마음이다. 이럴 땐, 부모가 먼저 융통성을 발휘해보자.

"선물 사는 데 용돈이 부족하면 엄마한테 이야기해. 친한 친구니까 엄마도 함께 축하하는 의미로 돈을 보태줄게."

 언제나 원칙적인 부모가 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원칙은 단단함과 유연함을 동시에 가져야 부러지지 않고 오래 유지될 수 있다. 아이도 그런 부모 품에서 더 크게 자란다.


  



[썸네일 이미지 출처: Warner B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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