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조 소년들』 책리뷰

직시하는 애도에 대하여

by 이재언

매일 읽는 사람, 문장소비자 이재언의 올해 134번째이자 12월의 세 번째 책은 바로,


『타조 소년들』



✷ 상품 소개


작가│키스 그레이
출판│제철소
가격│18,000원
분량│384쪽
별점│★★★



✷ 구매 후기


로스를 로스로!

세 명의 10대 소년ㅡ블레이크, 케니, 심ㅡ 의 절친 로스가 사고로 죽은 이후 시점부터 시작하는 성장 서사다. 세명의 소년들은 로스가 가고 싶어 했던 지역 '로스'로 친구 로스의 유골을 훔쳐 데려가며 일어나는 좌충우돌 로드트립 이야기이다.


유골을 훔쳐 그들만의 장례식을 치르겠다는 아이디어가 자극적이고 도발적이라는 생각에 흥미롭게 읽기 시작했다. 친구의 죽음을 단순하게 애도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마주해 보려는 자세 자체가 신선했다. 이들의 여행은 케니가 가방(과 같이 든 돈)을 잃어버리면서 꼬이기 시작하는데, 그 이후로 벌어지는 사건들이 도통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밝히긴 어렵지만, 곧 40대가 되는 내가 보기에는 정말이지 엉뚱하고 얼토당토않은 일들이 단 이틀 만에 벌어진다. (나, 꼰대인 건가..)


무거운 주제이지만 10대 소년들 특유의 반항과 충동, 유머들로 적절히 중화된 느낌을 받았다. 처음 그들만의 애도 방식을 결정하고 꽤 긴 여정을 보내면서, 그 사이에 일어나는 상실감, 우정, 죄책감등의 다양한 감정의 결을 보여주었다. 사건중심이 아닌 감정중심의 서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단연 좋아할 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말하자면, 10대의 정서는 사실적으로 그려지나, 서사 자체의 동력이 다소 약한 감을 받았다. (그래서 별점이 세 개다) 속도감 있는 내러티브 중심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너무 늘어진다는 느낌. 읽으면서 '그래서 로스에는 언제 도착하는데!!!'를 몇 번을 외쳤는지 모르겠다.. 미안 얘들아..


그리고 읽는 도중 계속해서 궁금했다. 타조의 ㅌ도 나오지 않는데 왜 제목이 타조 소년들일까? 소설 말미에 이르러서야 타조가 상징하는 바가 나오고 내용이 더 풍성하게 다가올 수 있었 것 같다.


말하자면 이 책은 나에게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이 친구들이 얼른 로스에 도착하기를..

그리고 타조가 나오기를..



✷ 소비한 문장들


나는 로스를 점퍼로 다시 감싸고 배낭 아래로 깊숙이 밀어 넣었다. 다시 한번 가슴이 찌르르했다. 우리는 죽은 사람에 대해 이야 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깨달음은 다른 모양과 형식으로 계속 슬그머니 나를 찾아왔고, 어떤 건 유난히 마음을 아프게 했다.

2부 친구들, 159p


많은 후회가 밀려왔다. 가장 미안한 건 로스에게 벌어진 일들에 대해 내가 눈치재지 못했다는 것,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몰랐다는 건 사실 거짓말이다. 우리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어 떤 것은 우리가 일으킨 문제이기도 했다. 하지만 모르는 척했다. 타조처럼 고개를 모래 속에 처박은 채로.

3부 타조들, 368p


✷ 구매 추천 독자


- 감정 흐름 중심의 서사를 좋아하는 독자

- 10대의 애도에 대해 궁금한 독자

- 《타조 소년들》 뮤지컬을 본 관객


더 많은 문장이 유통되고 소비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