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도 투자처럼 철학이 필요해

첫 번째 여행지는 발리

by Bora Jung
이번 도착지는 Sanur입니다.

꾸따 비치에서 일몰을 보고 나니 이미 어둑해졌다. 호텔에 맡겨둔 짐을 챙겨 오토바이 택시, 고젝을 불러 사누르로 향했다. 동남아에서는 오토바이 택시가 정말 편리하다. 고속도로가 거의 없는 이곳에서 러시아워와 교통 체증을 피하려면 최고 수단이다. 발리에서는 고젝이, 베트남에서는 그랩이 더 대중적이었다.

고젝에 올라, 어둑한 밤길을 달렸다. 바람을 맞으며 주변 도로와 건물, 길가의 불빛을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느꼈다. 40분 정도 달리자 사누르에 도착했다.




사누르의 숙소, Mai Guesthouse Sanur


숙소는 가족이 운영하는 작은 게스트하우스였다. 방은 다섯 개 정도, 각 방에는 화장실이 하나씩 있었고, 공용 마당이 있었다. 방 구조가 독특했다. 세로로 길게 뻗은 마당을 바라보며 서로 마주보지 않는 구조였다. 마당을 두고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이곳으로 예약했다.

비치 쪽은 리조트가 즐비하지만, 대로를 사이에 둔 이쪽은 한결 한적하고 가격도 합리적이다. 필자는 여기서 일주일 정도 머물렀다. 한적하고 음식도 저렴하며, 로컬과 만나는 재미도 있었다. 특히 다이빙샵과 가까운 위치가 마음에 들었다.

물론 여행과 휴양을 즐기려면 비치 쪽이 더 좋다.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조깅하기 좋고, 원할 때 바다에도 쉽게 들어갈 수 있다. 대로를 두고 바다 쪽에는 리조트와 관광시설이 즐비하지만, 반대편에는 로컬이 사는 동네가 있다. 내가 고른 숙소도 바로 그쪽이다.



각 지역마다 장단점이 있다. 로컬이 많은 지역은 시장도 가깝고, 음식점과 숙소 모두 저렴하다. 사람이 살기 좋다. 반면, 사누르 해변과 편의 시설을 즐기려면 대로를 건너야 하고, 숙소에서 비치까지 거리가 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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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치 쪽은 길이 정비되어 휴양하기 이보다 좋을 수 없지만, 모든 가격대가 한국 서울과 맞먹을 정도로 높다. 숙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발리 사누르에서는 유럽, 미국, 호주 출신의 서양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실제로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휴양지 반대편, 로컬이 많은 쪽에서 생활한다.











The Afterwork Sanur


숙소에서 3분 거리의 맛집이다. 다이빙을 마치고 동네를 둘러볼 겸 들어갔다가 출출해서 방문했다. 깔끔한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끌렸다. 피자, 버거, 샐러드, 파스타, 바베큐 플레이트를 판매한다. 사누르에 머무는 동안 4~5번은 들른 곳이다.

마르게리타 피자를 주문했는데, 도우가 특히 맛있다. 쫄깃하면서 화덕 맛이 은은하게 느껴진다. 치즈보다는 도우 맛이 돋보였고, 드레싱과 소스도 깔끔하다. 가장 맛있는 메뉴는 버거와 바베큐 플레이트라고 한다. 버거는 먹어보지 않았지만, 치킨 바베큐는 닭가슴살까지 부드럽고 촉촉했다. 사이드로 나온 감자도 만족스러웠다.

사누르에 다시 온다면, 이곳에서 여러 번 식사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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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올 때마다 새로운 사람들과 스몰토크를 나누는 재미가 있었다. 디지털 노마드로 일하는 독일 출신 코딩 엔지니어, 금발의 미국 가족 등 단골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필자가 식사하는 모습을 한참 쳐다보던 유럽인 아저씨에게 메뉴를 추천해 주기도 했다.

떠나는 날 마지막 식사도 이곳에서 했다. 직원과 요리사로 보이는 사장님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작별을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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