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to CEO - 자주 쓰이는 칼이 좋은 칼이다.
1. 빛
햇 병아리로 직장 생활을 시작할 무렵 모든 것이 낯 설고 무지했던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일이 돌아가는 메커니즘을 알 무렵, 선배들의 일처리를 보면서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 왜 저렇게 하지?"하는 생각에 낸 아이디어가 상사로부터 칭찬을 자주 받자 조금씩 자신감도 생기기 시작했고, 상사와 동료부터 에이스라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가끔 듣는 에이스란 단어는 묘한 매력이 있어 일부러 에이스답게 보이고자 가끔 동기들에게 "이번의 회사 정책은 이런 이런 의도로 하는 거야" 하면서 뭔가 아는 척을 하면, 동기들은 나의 식견과 분석에 놀라워했고 때로는 부러운 눈초리를 보인 곤 했다. 세월이 조금 흘러 대리가 되고 과장이 되어서도 회의에서 다른 사람이나 부서의 제안에 대한 날 선 분석으로 시종일관 문제점만을 지적하곤 했다.
2. 그림자
어느 날인가 자주 어울리던 후배 직원이 회의에서 우리 부서가 제안한 기획안에 대해서 대안은 없이 날 선 비판만을 하는 것을 보고 저 친구가 왜 그렇게 하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며칠 후에 그 직원이 자랑스럽게 " 과장님, 지난 회의에서 제가 과장님이 하던 대로 했는데 어댔나요?" 그 순간 직원에게 뒤통수를 무언가로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더구나 내가 자신의 롤 모델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에 뭔가가 크게 잘 못 되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어둠의 세력" - 뛰어난 지식과 insight를 가지고 부정적인 면을 중점적으로 부각하며 약간 시니컬한 접근을 하는 사람. 똑똑하고 일도 잘 하지만 주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
3. 빛과 그림자
그 후배를 보는 순간 내가 그동안 했던 말과 행동이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한 반성이 들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그동안 좋은 멘토를 만나고 여러 가지 일을 겪고 배우고 성장하면서 이런 부정적인 면을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변화시켰지만 이 후배를 비롯한 몇몇은 그대로 날카롭고 부정적인 면만 부각할 뿐 대안이나 다른 아이디어를 내놓게 못했다. 아니 그런 훈련을 전혀 받지 못했다.
나의 행동이 개인과 회사의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해서 개인과 회사의 발전을 막은 것이다. 물론 본인도 회사 생활이 기쁘지 않았으리라. 날카로운 분석은 반드시 필요하고 윗사람으로서 듣기가 싫더라도 격려하고 들어야만 업무의 개선이 있고 더 나은 방법을 찾게 된다. 하지만 적절한 코칭이 없으면 날카로운 분석은 그 날카로움에 본인이 다치게 된다.
4. 양 날의 칼
영어 표현에 Double-Edged Sword라는 표현이 있다. 이 것이 우리말에 들어와서 양 날의 칼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많은 사람이 쓰는 표현이다. 잘 사용하면 과일이나 고기를 자를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반대의 칼 날에 쓰는 사람이 다칠 수가 있다는 의미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쓰면 더욱 쓸모가 있지만, 부정적인 방향으로 쓰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재능이 자신의 앞 길을 막을 수도 있다.
5. 예리한 칼은 쓰이지 않는다.
젊고 똑똑한 사람 중에 특히 어둠의 세력이 되는 경향이 많다. 똑똑하기 때문에 빠지는 치명적인 오류다. 날카로움에 예리함에 감탄하지만 그 날카로움에 다친 사람은 그 칼을 다시 쓰지 않는다. 적당하게 날카로운 칼은 쓸모가 많지만 너무 날카로운 칼은 위험하고 다루기가 어려워 점점 사용을 안 하게 된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날카롭지만 쓸모가 많이 있도록 적당하게 날카로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방법은 날카로움을 칼 집에 잘 보관하는 법이다.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날 선 비판과 일 처리를 보여주고 평소에는 경청과 온화함을 보여주면 사람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흔히 하는 말로 한 칼 하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경우다.
6. 자주 쓰이는 칼이 좋다.
너무 예리해서 다치는 사람이 많은 칼은 쓰는 이가 적다. 직장에서도 마찬 가지이다. 자주 쓰이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 너무 날카로워 사람에게 자주 상처를 주면 아무리 재주가 많아도 점점 찾아 주는 사람이 적어진다. 쓰지 않는 물건은 처음에는 기억하는 사람이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 어디에 있는지도 몰라 종래에는 아무도 찾아 주질 않는다. " 그 친구는 일은 잘 하는데 다루기가 힘들어." 이런 직원은 자주 쓰이지 않는다. 많은 똑똑한 사람이 세월이 가면서 잊히거나 찾지 않는 이유는 본인에게 있다. 조금 무더져도 충분히 날카롭고 위험하지도 않은 칼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