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 동안 하루 6시간씩 영어를 들어봤다

by 심규열
하루 종일 영어만 들으면 귀가 뚫릴까?


필자가 종종 하던 상상이자 영어 공부계에 떠돌아다니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 이기도 하다.


그래서! 직접 테스트해 봤다. 최근 1달 동안 하루 평균 6시간 영어 리스닝에 투자했다.


대충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하루 일과>

아침 8~12 : 업무

오후 12~7 : 영어 (점심은 대충 영어 보면서 때움)

저녁 7~9 : 저녁, 운동

저녁 9~자기전: 영어


<무엇을 보았는가>

넷플릭스: 루키, 너의 모든 것, 릭앤모티, 지정생존자, how I met your mother, 오자크, 데드투미,

쿠팡 플레이: 화이트 로투스

유튜브 : 너무 다양하게 이것저것 봐서 특정 불가


<어떻게 보았는가>

대다수 무자막

한국어 TV 보듯 그냥 쭉~~ 봤음

대체로 전체 스토리 따라가는데 문제없는 정도


(참고로 필자는 지금까지 674일째 영어 리스닝을 매일 들어오고 있었음. 1달 6시간 실험은 620일째 해봤음 (모두 기록 중))



지금부터 1달 동안 6시간씩 들어본 결과 느낀 점 3가지와 과연 늘었는가? 에 대해서 써보겠다.






1. 집중하기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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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본업으로 바쁘다. 영어 공부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아… 하루 종일 내가 영어 공부만 할 수 있다면 정말 빠르게 늘 텐데….’라는 망상?을 하곤 한다. 정확히 필자가 그랬다.


그런데 상상과는 다르게, 막상 직접 경험해 보니, 하루 종일 영어를 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첫 1시간? 재밌게 본다. 그런데 2시간 3시간 보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1달 동안 영어에 올인하기 위해서, 잠도 충분히 잤음에도, 중간중간 집중 환기를 위해 수시로 스트레칭 등을 했음에도 그렇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영어를 떠나서, 뭔가 공부한다는 생각을 떠나서, 그냥 최애 한국어 드라마조차도 하루 종일 보면 지루할 것이다. 드라마가 아니라 사실 무얼 해도 마찬가질 것이다. (호기심이 넘치는 아이라면 다를 것이다, 정확히 아이가 성인보다 언어를 비교도 못할 정도로 빠르게 습득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게다가, 영어는 의식적으로 집중력을 조절할 수 없다. 시험공부는 내가 노력만 한다면 6시간이고 7시간이고 집중해서 불태울 수 있다. 그러나 영어는 그때의 컨디션, 보는 컨텐츠의 흥미, 현재 내용을 얼마나 따라가고 있는가 등에 따라 집중력이 크게 정해져 버린다. 피곤한 상태로 재미없는 영화는 아무리 집중해도 졸기 마련이다. 1분은 어떻게든 집중하겠지만 10분만 넘어가도 집중력 자체만으로는, 노력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2. 영어에 있어서 만큼은, 노력은 흥미를 절대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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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연약한? 집중력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단언컨대 흥미다. 아무리 의식적으로 열심히 집중해서 딕테이션을 한다 한 들, 본인이 재밌어하는 영어 컨텐츠를 누워서 즐기는 베짱이를 절대 이길 수 없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거는 이 흥미가 컨텐츠 자체에만 달려있지 않다는 거다. 1달 동안 본 컨텐츠도 모두 흥미 1순위로 고른 것들이다.


그런데 1달 동안 공통적으로, 무엇을 보든, 첫 1시간에 보는 것들 (6시간 중), 중간에 한 20분 쉬고 보는 것들이 가장 기억에 남고 재밌었다. 왜? 집중력이 가장 높을 때이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또한, 1달 6시간 영어 올인한 기간 대비, 하루 2시간 정도 영어를 하는 지금이 더 영어가 재밌다. (당연히 학습 효율도 올라갈 것이다) 왜? 거의 반 강제적으로 하루 6시간 꾸역꾸역 보는 거보다, 할 일 하면서 (성취감), 쉴 때 가볍게 보는 게 무얼 해도 더 재밌기 때문이다. (비단 영어가 아니더라도)



3. 환경 세팅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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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 6시간 들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영어 리스닝은 의지나 노력보다는 환경, 시스템에 의해 크게 결정된다”이다. 이 기간 동안 필자가 신경 쓰게 된 것들인데, 잘 보면, 영어 컨텐츠를 볼 때에 무얼 하겠다!라는 건 하나도 없다. (어차피 컨트롤 불가) 모두 외적 환경에 대한 것들이다.


밥 먹고 바로 보지 않음

한편 보고 반드시 일어나서 스트레칭

TV에 에어팟 연결해서 보기 (핸드폰이나 아이패드X)

2~3편 보고 재미없는 거는 과감히 포기

잠 충분히 자기

집중력 떨어질 때 (보통 자기 전, 혹은 너무 많이 본 날)은 영어자막 켜고 보기


이미 이전 글에 많이 다뤄서 따로 적진 않겠지만, 이 외부 환경에서 압도적으로 중요한 거는 “어떻게 보는 가”이다. 딕테이션을 해가며 하나하나 공부하는 접근과 그냥 TV 보듯 쭉~ 보는 접근은 리스닝 집중도와 이에 따른 학습 효과차이에서 비교 불가한 차이로 이어진다.


참고로 필자는 전자를 절대적으로 반대한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글 참조!

https://brunch.co.kr/@englishspeaking/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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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하루 6시간, 1개월 후 변화는? 예상했지만 그렇다 할 변화는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성인이 다돼서, 모든 영어를 편하게 한국어처럼 들으려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절대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루 6시간, 1개월 해봐야 고작 180시간이다. 비교 준거로, 유튜버 <집영>님은 4,000~5,000시간 정도 들었을 때 비로소 영어 소리가 깔끔히 들렸다고 하셨다.


필자는 이제야 1050시간이다. 그럼에도 이미 많이 다양하게 듣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 분량이 생각보다 많음을 직접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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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짐은? 영어를 늘리기 위해 컨텐츠를 본다고 생각하지 말자. (필연적으로 지친다) 그냥 학습이라는 걸 애초에 잊자. 그냥 재밌는 거, 내가 관심 있는 거, 더 배우고 싶은 거를 영어로 볼뿐이다.


그래서 영어 리스닝은 열심히 하는 거보다 (컨트롤 불가) 재밌는 컨텐츠 찾는데 온 노력과 시간을 쏟아붓는 게 좋다고 본다. 내가 재밌게 본다? 이게 만약 한국어였어도, 굳이 영어 공부가 아니었더라도 볼 것이다? 하는 정도가 된다면 나머지 문제는 알아서 해결된다.


오늘 당장 너무 열심히 하지 말자. 어차피 1달 2달 따위로는 안된다. 하루 6시간을 해도 마찬가지다. 외국어 학습이 원래 그렇다. 재밌는가, 그리고 지속가능한가부터 따져보자. 1년후 지금처럼 유지하지 못할 거 같다면, 뭔가 잘못된거다.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englishspeaking/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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