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어드벤처 in 베트남 - 하노이의 서점들
지난 줄거리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하노이에 놀러가 도서관을 구경하였다...
이번 하노이 여행기 중에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한적이 있지만, 몇 번의 해외여행을 하면서 '명소'방문이 과연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물론 국내 여행도 마찬가지.
가끔은, 별 거 없는 장소에서도 많은 시간을 쓸 때, 다들 돌아다니는 곳에서 혼자 앉아있을 때 재밌는 경험을 했다. 유명하다는 관광지보다 마을 어느 귀퉁이라도 그 지역의 사람들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곳에서 즐거웠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하노이 시내의 서점을 구경했다는 이야기다.
"베트남어도 모르면서 무슨 베트남 서점이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책이라는 것에는 특유의 물성이 있어서 대충 보면 '이것이 무슨 책이구나' 알 수가 있는 법.
서점은 짱띠엔 백화점 주변에 몇 개가 모여있었다. 짱띠엔 백화점 옆 -그 유명한 -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는 그 길에 두 곳, 맞은편 쪽으로 두 곳해서 총 네 곳의 서점을 방문했다.
첫 번째 들렀던 곳. 아이스크림 가게 가는 길에 있고 규모가 커서 딱 보인다.
어릴 때 꼬마돼지 삼형제를 좋아해서 닳도록 봤다고 한다. 저걸 보고 사고 싶었지만 꾹 참음.
문구류 코너가 있길래 구경. 브랜드는 우리랑 비슷하게 있음.
베스트 소설 코너인 듯.
댄 브라운과 하루키 등이 보인다.
하루키 책 표지 디자인이 인상적.
.
기념품 코너. 일반 관광지의 반값정도 했던 것 같다...!
옷과 디자인 쪽 서적이 함께있는, 요즘 우리나라에도 생기는 편집샵.
건너편 쪽에 있는 좀 더 작은 서점.
여기에도 하루키 책이 많네. 여기도 인기가 많은가보다.
그리고 근처 골목에 들어가서 헌책방처럼 책을 꽉꽉 채워놓고 파는 서점도 발견.
이곳에도 메시는 있다.
길에 내놓은 만화책 박스.
내 이름은 코난. 탐정이죠.
짱구다!!
산 책.
베트남 전래동화인듯.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
베트나어와 영어가 함께 있어서 읽기도 가능할 해서 샀음.
이것도 같이 샀다.
판화 같은, 베트남 프로파간다 관련 디자인에서 보이는 특유의 그림체가 마음에 든다.
베트남어와 영어가 함께 써 있어서 떠듬떠듬 읽어봄.
흥부놀부와도 닮은 점이 있고, 권선징악의 패턴이 우리 옛 이야기와 비슷하다.
기억나는대로 적어보면.
시골에 살던 농부가 다친 새를 치료.
새가 신비한 물약을 주고 감.
물약을 쓰면 뭐든 '좋아지게' 만드는 약임.
세월이 흘러 농부가 결혼.
어느 날 아내가 우연히 약을 발견하고 발라봄.
초절정 미녀가 됨.
왕이 지나가다가 농부의 아내를 뺐음.
하지만 아내는 슬퍼서 웃지 않고.
농부가 아내를 되찾기 위해 신비의 약을 써서 엄청 크게 만든 농작물을 들고 야채장수로 위장해서 아내를 찾아감.
아내가 웃음.
결국 왕이 농부를 찾고, 농부의 아내가 좋아하는 야채 장수 복장을 함. 서로 옷을 갈아입음.
그러다 왕은 자신의 경비견들에게 물림.. 아마도 죽음.
농부는 왕이 되어 아내와 다시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
였던 걸로 기억함.
상황은 다르지만 대립구도나 사건 해결방식이 우리와도 비슷한 점이 흥미롭다.
대학 때 민담이나 설화를 살짝 공부했는데, 이렇게 오랜시간동안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를 보면 역시 사람들은 대개 비슷비슷한 듯.
- 지난 12월에 갔던 여행기를 정리하려니 가물가물 합니다. 이제 어떤 이야기가 또 남아있을까요.
다시 사진을 보니 지금처럼 특정 카테고리에 묶이지 않고 남은 작은 에피소드나 사진들이 보입니다. 다시 또 천천히 시간을 두고 올려볼게요.
그럼 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