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아주 잠시 배우고 익혔지만 지금까지 느낀 바에 따르면 심리학이란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학문 같다. 인간의 심리에 관한 풀이를 연구하는 영역도 물론 있지만, 연구 결과에 따라 정립된 인간론을 따라서 삶을 바라보는 관점과 인간의 선택에 대한 해석이 정해진다.
예견하건대, 심리학은 철학과 과학 사이에서 충분히 오래도록 가교 역할을 할 듯하다. 철학자가 인간과 세상에 대해 내놓던 해석을 과학자가 다 뺏어가지 못한 이유는 심리학자들의 공이 크다.
심리학자들은 심리학 이론의 토대가 과학만큼 단단하지 않고 철학자만큼 자신들이 사유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 같다. 그럼에도 그들은 인간의 고통 그 자체에 더 민감히 반응하며 철학자보다는 더 구체적으로 행동하고 과학자보다 어떤 면에선 더 맹렬하다.
그리하여 나는 어느 면에서 고통스러워할까 혹은 맹렬해질까 고민한다. 나의 고통이 인간 보편의 고통으로 전이될 수 있고 과학을 했던, 내 삶 속 전통 영역에서 조금씩 조심스럽게나마 벗어나려 애쓸 수 있다면 좋은 심리학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긴, 아직도 내가 심리학자가 돼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