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7,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시리즈 - To B (3)
"김지선 선생님께 성공적인 독주회를 축하드려요!^^
벌써 너무 잘 하시는데 제가 보기에 위대한 음악가가 될 자격을 가지고 계세요!!!
이번 연주는 저에게 큰 기쁨이었고 선생님 모든 분께 무한한 감사를 드려요!♡"
함께 공연을 마친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피오트르 쿠프카의 말.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선이 벌써 그녀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시리즈의 세 번째 대장정을 끝냈다. 그 어느 때 보다 만족스러운 연주를 해내 기쁨을 표현하는 두 연주자.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선의 도전은, 우리 모두에게 어떤 의미일까.
김지선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도전은 국내 시각장애 바이올리니스트로서는 두 번째이다. 한 곡 한 곡 대작이 아닐 수 없는 이 여정을 3년에 걸쳐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가고 있는 그녀는 선생으로, 또 학생으로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한 걸음씩 자신의 시리즈를 완성해 가고 있다.
이 단순한 기록 또는 완주의 의미에 머무르지 않는 이유는, 그녀의 도전이 속도나 성취보다 태도와 밀도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일 터. 그녀는 베토벤이라는 거대한 작곡가 앞에서 조급해지기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호흡으로 악보와 시간을 대한다. 그 과정은 화려한 수식어 대신, 매번 새롭게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성실한 반복에 가깝다.
특히 청년 비르우토소로서, 또 시각장애 연주자로 이 레퍼토리들과 하나씩 맞닿아 간다는 사실은, 음악을 대하는 한 예술가의 집요함과 집중력을 드러낸다. 악보를 읽는 방식이 다르고, 연습에 요구되는 시간이 다를 뿐, 음악 앞에서 그녀가 그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기준은 누구보다 엄격하다. 그래서 김지선의 베토벤은 청각을 잃고 위대한 음악을 만들어 낸 감탄의 대상이 아니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이다.
함께 무대에 선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피오트르 쿠프카의 축하 인사 역시, 예의적인 찬사가 아니라 음악적 동료로서의 확신에 가까울 것이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그 너머를 향해 갈 자격이 있다는 말은, 지금까지의 결과보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더 크게 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김지선과 협력하는 이들이 이번 시리즈를 통해 이루고자 했던 중견 음악과들과의 협업 과정과, 그녀가 음악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 진실한 태도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시리즈의 세 번째 여정을 마친 지금, 김지선의 도전은 ‘어디까지 왔는가’보다 ‘어떤 방식으로 걸어가고 있는가’를 묻는다. 빠르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내 고유의 리듬을 잃지 않고 끝까지 걸어가는 일. 김지선의 연주는 바로 그 가능성을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다.
- 에디터. E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선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시리즈 – To B (3)
서울 반포 심산아트홀
2025-11-17~2025-11-17 오후 7시 30분
주최/주관 김지선
협력 앙상블리안, 서초문화재단
후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