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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명자 May 15. 2022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아 묶어두는 세 가지 방법

- 매력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어떤 강연은 2시간이 20분처럼 아주 짧게 느껴지는 강연이 있다. 이야기에 흠뻑 빠져서 울고 웃으며 감동하다 보면 시간이 언제 훌쩍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이다. 반면에 한 시간짜리 강연이지만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고 무의미해서, 눈은 앞을 보고 있지만 마음은 벌써 저 멀리 달아나 딴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 시간이 끝나면 점심 메뉴는 무엇으로 정할까? 오늘 저녁엔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오늘 입은 옷이 괜찮은가?”하고 강의와는 무관한 생각에 빠져든다. 강연이 끝나고도 “이 시간이 정말 아깝네. 괜히 왔군.”하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하게 된다.    


화자(speaker)는 어떻게 하면 청중들의 마음이 달아나지 않도록 잡아 놓을 수 있을까? 바로 재미있고 중요한 것을 이야기하면 된다. 또 청중들의 욕구(need)를 미리 알아채고 해답을 주거나 심리적으로 안아주면 된다. 나는 최근의 경험을 통해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묶어 둘 세 가지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




첫째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자신의 경험을 실감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얼마 전 나는 ‘리더의 바람직한 가치관과 실천’이라는 주제로 경상대학교 한상덕교수님의 특강을 듣게 되었다.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인문계 고등학교를 갈 수 없었다. 이후에 고난을 꿋꿋하게 헤쳐 나가 경상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마흔 살에 중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시간 강사로 힘들게 전전하다가 51세에 조교수가 되고 60세에 정교수가 되었다. 한교수님은 모진 어려움을 이겨내고 경상대학교의 천명의 교수 중 강의 평가 1등의 영예를 얻게 되었다. 




교수님은 ‘남이 한 번에 할 수 있는 걸, 나는 백 번을 하고, 남이 열 번을 할 수 있는 일는 걸, 나는 천 번을 한다.’라는 뜻의 중용 구절인 ‘人一能之己百之, 人十能之己千之(인일능지기백지, 인십능지기천지)’를 인용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 자세를 일깨워 주셨다. 절망하지 않고, 꿈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해서 전국에서 모시고 싶어하는 최고의 명강연가가 되신 지금의 모습 뒤엔 가슴 먹먹한 이야기와 철학이 숨겨져 있었다.


또한 그간의 삶의 여정을 담아 "비가와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을 오른다"라며  양광모 시인의 시 「멈추지 마라」를 애절하게 읊으셨다. 마치 연극을 하듯, 노래를 하듯 자신의 경험을 실감나게 이야기 하는데 두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나는 그가 이야기 할 때마다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박장대소를 하며 웃다가 또 통찰의 말씀에 무릎을 치면서 두 시간을 보냈다. 잠시도 마음이 한눈을 팔수가 없었다.


둘째망치로 머리를 때리는 것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지난 주말에 『폼 잡지 말고 플랫폼을 잡아라』 저자 유영만 교수님의 특강을 줌으로 들었다. 자타공인 90여권의 책을 출간한 다작가이자 지식산부인과 의사라고 자칭하시는 유교수님은 네트워크 사업가의 7단계 성공모델을 제시했는데 원동력, 경쟁력, 질문력, 추진력, 상상력, 돌파력, 설득력에 대해 재치있고 창의적인 입담으로 청중들의 마음을 매료시켰다.     


그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감탄과 감동이 절로 일어나 언어의 마술사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예를 들면 ‘마케팅은 카드를 긁게 하는 마술이다’. ‘물건을 훔치면 범인, 마음을 훔치면 연인이 된다.’ ‘배치를 바꾸어야 낯선 사유가 잉태된다.’와 같은 문구를 수도 없이 쏟아내셔서 잠시도 마음이 달아날 수가 없었다. 창의적인 이야기와 재미에 빠져서 꼼짝없이 교수님의 강의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는 절박한 심정을 가진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니즈에 맞는 정보를 주는 것이다. 육아 예능인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에서 심각한 문제를 지닌 자녀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오은영 박사의 말에 우리는 깊이 빠져들곤 한다. 그녀가 하는 강의는 사례별 솔루션이 명확하게 제시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곤 한다. 방송이나 강의를 듣는 내내 “어쩜 저렇게 문제도 잘 짚어내고, 해결책도 통찰력 있게 잘 제시할까?”라며 감탄의 말을 연발한다. 비단 오은영 박사 뿐 아니라 청중들은 자신이 가진 어려움이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정확한 정보를 줄 때 귀가 솔깃해지고, 마음을 빼앗긴다.    


우리가 강의를 하거나 가르치는 자리에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달아나지 않게 하려면 자신의 경험담을 실감나게 말해서 감동을 주거나, 창의적인 콘텐츠로 신선하게 다가가거나 통찰력 있는 솔루션을 제시해서 그 시간이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워지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비단 말하기뿐만 아이라 글쓰기에도 적용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말하기의 목적이 청중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거나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라면 여러분도 위의 세 가지 방법을 활용해 보시길 바란다.    



멈추지 마라/양광모    


비가와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을 오른다  

  

길이 멀어도

가야 할 곳이 있는

달팽이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길이 막혀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연어는 물결을 거슬러 오른다   

 

인생이란 작은 배

그대 가야 할 곳이 있다면

태풍 불어도 거친 바다로 나아가라     

       


#말 잘하는법 #청중을 사로잡는 법 #엄명자 #초등 엄마 거리두기 법칙


*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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