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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구년생곰작가 Aug 10. 2019

식사 한 끼 하실래요?

일이 끝난 후 피곤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한 나는 씻지도 못한 채 침대에 누워서 새우잠을 청했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갑자기 울리는 전화기... 예전에 잠깐 여분의 시간을 활용하여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 학원을 다녔는데, 그때 알게 되었던 형이었다.



"아... 피곤한데 무슨 일이지.?"

"여보세요.?"



인사 몇 번 나누지도 않았던 그냥 연락처만 저장해 놓았던 그 형의 전화를 나는 귀찮다는 듯이 받았다.

왜 갑자기 오늘 그리고 이 시간에 전화를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오랜만이네."

"뭐하고 지냈냐.?"

..

"뭐, 일하고 살죠.. 근데 무슨 일 있으세요.?"

..

"아니, 뭐 저녁에 시간 되면 밥 한 끼 할까.?"

"저녁에 시간 어떠니.?"



뜬금없이 밥을 먹자니..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대충 일이 있다고 둘러대며 다음에 만나자고 말하고 서둘러 통화를 마무리하였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현재 그리고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직장인들 그리고 청년 및 학생들, 사회생활을 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만큼 주변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을까?

시대가 지나고 기술이 발전할수록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볼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과의 만남 또한 오프라인 만남보다는 온라인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 그리고 SNS를 통해서 접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당연히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도 굳이 밖에서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SNS를 통해서 알릴 수 있게 되면서, 직접 얼굴을 맞대며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도 얼마든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얼마나 스마트하고 좋은지 참 시대가. 기술이 좋아지긴 한 것 같다.

하지만 과연 이런 부분들이 다 좋은 것일까?

SNS상에서 나에 관하여 이야기를 해도 사람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내가 올린 글에 대해서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있는 길이 없다. 또 이러한 매체들을 통해서 여러 가지 범죄에 노출되는 부작용도 있으니 결코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한참이 지났을까.. 잠에서 깬 나는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예전 군생활을 하면서 분과가 다른 두 달 선임이 있었는데, 남들보다 조금은 생각이 독특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부대 내에서도 소문이 자자한 사람이었다. 어쩌다 보니 휴가를 나가는 날이 맞아서 집에 가는 길에 같이 동행을 하게 되었다.





"야, 김일병."

"일병 김 00."

"그래, 그래 야 그런 건 부대 안에서 해라, 지겹지 않냐.?"

"여기 시내에 맛있는 중국집 있는데, 거기서 밥 먹고 가자, 시간 괜찮지.?"

"괜찮긴 하지만 시간이..."(이상한 얘기 하려고;;;;;;;;;;;;그러는 거 아니지??? 난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원치 않게  그 두 달 선임과 나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야, 너는 밥 한 끼 먹자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냐.?"

"무슨 의미까지 있는지는 생각을 해보지는 안 해봤습니다, 근데 뭐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까.?"

...

"그냥 내 생각뿐 일수도 있는데 그건 상대방과 관계를 시작하고 싶다는 말이 된다는 말이지."

"나는 그런 의미로 물어보기도 하고, 뭐 친해지고 싶은 사람한테 말이지."

"근데 사람들은 그 말을 단순하게 밥을 같이 먹자고만 생각을 하더라고, 나는 그런 생각으로 얘기를 한 건데도 말이지."

"아무튼 결론은 너랑 친해지고 싶다는 말이야, 이 녀석아."(^^!!)

"하하하.... 전 괜찮습니다만.. 이 아니라 저도 그렇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그 이상한 선임과 나는 전역하는 날까지 베스트 프렌드가 되었다.

문득 그때 군생활이 떠오르면서, 아 전화를 했던 그 형도 나랑 친해지고 싶어서 관계를 맺기 위한 시작으로 밥한 끼 먹자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옛날 우리 어른들이 살았던 시절에는 주택이나, 초가집 그리고 담이 낮은 집을 서로 가까이 두면서 정을 나누며 살아왔기 때문에 어려웠던 당시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으리라. 그렇지만 현재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사회적으로 그리고 생활면에서 먹고사는데 걱정이 없어지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사람들 사이의 '정'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 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인주의가 어떻게 보면 좋은 점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으로 인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인 은둔형 외톨이 그리고 독거노인들의 고독사 등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정을 잊어버리게 되면서 시대가 삭막해지고 외로워지고 슬픈 사회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


혹시 삭막해진 가족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주변에 연락이 뜸했던 사람들 그리고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말을 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같이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은데 핑계거리가 없다면 이렇게 한번 말해보는 게 어떨까?


"저랑 밥 한 끼 드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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