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isode 47 >
문득 저는 임종을 눈앞에 마주했을 때, 그 마지막 순간에 어떤 마음이 들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종의 마지막 순간에 모든 소리가 잦아들고 눈앞에 보이는 모든 세상이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할 때, 저는 조용히 눈을 감고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제가 지나온 날들을 천천히 떠올렸습니다. 바쁘게 살아왔던 하루하루, 때로는 무심하게 흘려보낸 말들과 가볍게 여긴 인연들. 그리고 웃음보다 눈물이 많았던 시간, 혹은 그 반대였는지도 모릅니다.
제 삶의 무게가 누군가에게는 어떤 느낌이었을지, 따뜻함이었을까.? 아니면 얼마나 날카로운 그림자가 되어 버렸는지 이젠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한 줌의 위로였을까요.? 아니면 지나가는 바람처럼 잊힐 존재였을까요.?
제가 남긴 말, 행동 그리고 침묵들까지... 그것들이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마음속에 어떤 색으로 남아있을지. 눈물 어린 기억일까요. 따뜻한 미소일까요. 아니면 조용한 무관심일까요.
모든 것이 멀어지고 시간이 나를 두고 먼저 걸어가려 할 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내가 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은 결국 나의 마음이었구나. 내가 사랑하려 애썼던 나의 마음, 이해받고 싶었던 마음과 용서하고 용서받고자 했던 그 마음.
저는 완전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부족했고 때로는 무너졌으며 자주 흔들렸습니다. 그러나 그 누군가의 마음속에 한 줄기 빛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어둠 속에서 손 내밀어줄 수 있는 사람, 아무 말 없이도 곁에 있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이제 남은 건 그저 한 줄기 빗방울처럼 조용히 스며드는 기억. 나라는 사람이 누군가의 기억 속 어딘가에서, 가끔은 그리움으로, 때로는 작은 미소로 다시 떠오를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저는 마지막 숨소리를 내쉬며 조용히 스스로에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저는 사랑하려고 노력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은 저의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영은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기억하라. ( 전도서 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