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열두달 서촌일기

by 열두달에피소드

밤산책에도 나는 주로 동네의 자연이나 한옥,궁의 담장을 따라 걸었다. 살 것이 있어 다이소에 간 분을 기다리며 앙쥬와 분주한 경복궁 역 횡단보다 앞에 간만히 서서 문득 다시 찬찬히 보게 된 이 건물. 예전에 모닝글로리 골목이 차트 만들던 골목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치열한 피티를 준비하느라 밤을 새던 사람들이 잠시 잠을 자는 여관 같은 것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구조라 3층 이상은 잘 사용되지 않는 것 같고 낙후되었지만 다시 짓게 되면 옆 건물 만큼 도로에서 물러나야하고 굉장히 작은 건물이 될테니 이 건물은 한동안도 이렇게 그대로 서있을 것 같다.

경복궁 역. 이 동네에 살며 쉴새없이 오가는 곳이지만 늘 바삐 스쳐지나가느라 횡단보도 앞에 가만히 서서 작정하고 자세히 보는건 드문 일. 내 눈에 아름다운 것만 보고 싶었던 것 같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에 집중해 그것만 보다보면 어느날엔 문득 관점을 달리해보고 싶어진다. 지루한건 견딜 수 없어서 길 건너편을 걸으며 건물의 2.3층을 살펴보며 걸어보니 못보던 것들이 보인다. 재미있다. 건물주분들껜 죄송하지만 스카이라인은 더이상 높아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다른 동네 마실갔다가 서촌에 돌아오면 드는 마음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서촌을 사랑하는지 문득 다시 궁금.


#열두달서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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