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思惟]
무릇 자식에게 부모란 태어나 처음 접하는 세상이다.
그리하여 내게 나의 아버지는 산이고 어머니는 바다다.
아버지는 내가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사람이다.
어린 나의 경외로움의 대상이었고
자라며 내가 넘어야 할 목표였다.
아버지의 어깨는 나의 동기였고
아버지의 시선은 나의 이정표였다.
아버지의 인정은 내가 받을 수 있는 다른 그 무엇보다
최고의 보상이었다.
어머니는 내가 닮고 싶은 대상이 아니었다.
나는 다시 태어난다 해도
결코 어머니와 같은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에게 어떤 대상 같은 것이 아니라
어머니는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누린 가장 큰 행운이다.
어머니와 같은 분의 아들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그저 감사해야 할 영광인 것이다.
두 분 모두 당신들의 생으로
살아감으로 나를 가르치었다.
아버지는 내게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어머니는 내게 세상을 사랑하는 법을.
아버지가 해오셨던 일만큼 해낼 수만 있다면
세상정도는 가벼이 이겨낼 수 있을 것이고
어머니가 내게 해주셨던 것만큼 베풀 수만 있다면
이 세상을 다 품고도 남을 것이기에.
그래서 아버지는 내가 오르고 싶은 산이고
어머니는 내가 잠기고 싶은 바다인 이유다.
한 때는 내가 두 분의 자랑이 되고 싶었으나,
이제는 그저 내가 두 분의 치부만 되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