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PO 세션의 전략, 그로스 마케팅에 적용해보기
이 글에서 다루는 것
• 아하 모먼트란 무엇이며, 토스 PO 세션에서 어떻게 정의되었는가
• 고관여 1회성 결제 제품에서 전환을 이끄는 정량적 기준 찾기
• 실제 데이터 기반으로 아하 모먼트를 도출하고 액션 아이템을 기획하는 과정
* 이 글은 이전 글, 토스 PO 세션을 들은 요점정리와 적용 방안을 아이데이션한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ericpm/15
먼저, 이전 글에서 다루었던 아하 모먼트와 리텐션,
내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고민들을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다.
서비스를 기획하고, 성장시키고, 유지하려면
우리는 반복적으로 이 질문에 맞닥뜨리게 된다.
“유저는 우리 제품을 왜 쓰지 않거나, 한 번 쓰고 마는가?”
“그 유저는 어떤 순간, ‘이걸 진지하게 써봐야겠다’고 느끼는 걸까?”
"왜 어떤 유저는 남거나 결제까지 이어지고, 어떤 유저는 떠나는 것일까?"
그 질문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이 제품이 유저에게 언제, 어떻게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가치가 실제로 돈이 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질문에 답하기 전 풀어야 할 진짜 문제는
우리가 제공하는 가치와 그것을 유저가 느꼈음을 어떤 지표로 정량화할 것인가? 이다.
그리고 그 지표로, 토스 PO 세션에서 제시된 '아하 모먼트'를 정리하고,
내 프로덕트의 적용 방안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대부분의 경우, 제공하는 가치 자체를 찾지 못한 프로덕트를 다룰 일은 크게 없다.
보통 빠르게 망하기도 하고, 그로스 담당자가 그것은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
본 포스팅과 토스 PO 세션에서는
PMF를 찾지 못한 단계가 아닌, 찾은 이후의 디벨롭을 고민하는 단계를 다룬다.
아래 도표에 따르면, 검증 단계를 막 지난 제품을 성장시키는 단계에서 필요한 고민이
'아하 모먼트' 이다.
PMF를 찾은 제품은 어떤 상태를 말할까?
간단히 정의해보자면,
시장은 우리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어느 정도 유저도 확보됐고, 매출도 난다.
이 말은 겉으로는 꽤 괜찮은 비즈니스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또 다른 종류의 고민이 시작되는 단계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더 키울 것인가?"
"유저 수가 늘어나더라도, 진짜 전환으로 연결되게 만들 수 있을까?"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지표는 진짜 성장을 말해주는 걸까?"
이러한 고민들을 문제로 정의하고 해결하려면, 하나의 지표가 필요한데,
토스 PO 세션에서는 이것을 리텐션(retention)으로 정의했다.
이 리텐션을 개선해야 하고,
리텐션을 개선하기 위해 제안하는 가장 파워풀한 전략아
'아하 모먼트' 를 알아내는 것이다.
‘아하 모먼트(Aha Moment)’는
유저가 제품의 핵심 가치를 느끼고
‘이걸 써야겠다’고 결심하는 행동의 순간을 의미한다.
페이스북은 친구를 7명 이상 추가한 유저,
슬랙은 2,000개 이상의 메시지가 오간 팀,
드롭박스는 폴더에 파일 하나를 올린 사람.
이들이 모두 이 순간을 경험했다고 본다.
그리고 토스는 리텐션이 유지된 유저의 데이터를 분석해,
“4일 이내 두 번 송금한 유저의 95%는 리텐션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이후, 모든 초기 전략은 이 아하 모먼트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됐다.
PO 세션의 내용이 더 궁금하시다면 이전 포스팅을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https://brunch.co.kr/@ericpm/15
이번 글에서는 이를 실제 전략화하는 것을 다룰 예정이고,
모든 서비스에서 리텐션이 곧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리고 이 포스팅에서는, 이 방법론을 고관여 상품의 특성에 맞게 적용하는 과정을 다루고자 한다.
우리 서비스는 스파르타 내일배움캠프라는 부트캠프형 고관여 상품이다.
정부지원금이 관여된 프로덕트로 1회 2,000만 원에 가까운 가격대를 가지며,
결제 후 한 번의 트랙을 완주하는 데만 4개월에서 길게는 8개월이 소요된다.
이 말은 곧, 재구매가 불가능하고, 한 번의 구매까지 많은 고민을 거치는 고관여 프로덕트라는 뜻이다.
그러니 흔히 말하는 ‘자주 방문하게 만들고, 자주 써야 한다’는 개념,
리텐션을 상승시켜야 한다는 목표는 이 서비스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스파르타 내일배움캠프 프로덕트의 그로스 전략은
한 번의 구매 행동까지의 유저 여정을 퍼널화하고
이 퍼널별로 문제를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맞추어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리텐션이 의미 없다는 말도 아니다.
유저가 결제 전까지 관여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서비스의 가치를 느끼고
관여도를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리텐션을 방문 자체로 측정하기보다는,
탐색 과정 및 의사결정까지의 유저의 관여도 상승으로 보고,
제품의 퍼널에서 전환 액션을 더 많이 일으키는 기준과 순간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고자 한다.
즉, 아하 모먼트의 측정 기준을 리텐션이 아닌
퍼널 기반의 전환율로 측정해보고자 한다.
내가 그로스하는 프로덕트는 '무료 콘텐츠 페이지'로서,
내일배움캠프 부트캠프의 전환 퍼널에서의 유저와의 첫 접점이다.
취업 준비 콘텐츠를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페이지로서,
다운을 위해 회원가입을 유도하여 'IT 취업에 관심 있는 잠재 리드'를 모으는 프로덕트이다.
https://nbcamp.spartacodingclub.kr/contents
이 프로덕트의 일차적인 목표 지표는 리드 확보이나,
결론적으로 이 리드 중 전환이 더 많이 일어나는 리드가 하는 행동을 아하 모먼트로 정의하고,
그 아하 모먼트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그로스 전략을 세워보고자 한다.
이에, 먼저 프로덕트의 다양한 데이터와
그 ‘평균’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전환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지표와 그 지표의 평균을 도출하고,
평균 대비 뛰어난 전환율을 보이는 유저들의 행동을 아하 모먼트로 도출해보고자 한다.
먼저, 아하 모먼트 도출의 기준점이 될 주요 지표를 설정한다.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에 관련한 지표
콘텐츠 다운로드 수
탐색한 직군 콘텐츠 종류(개발, 디자인, PM 등)
고객의 전환에 관련한 지표
평균 다음 퍼널 전환율
일단, 서비스 핵심 가치와 연관된 콘텐츠 다운로드 수, 직군 콘텐츠 종류를 주 지표로 보고자 하며,
고객 전환을 목적으로 했으므로 위의 평균 전환율을 기준으로
더 뛰어난 전환율을 아하 모먼트의 달성 기준으로 삼고자 한다.
그러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도출해 보겠다.
토스 PO 세션에서 배웠듯, 나는 리텐션 대신 전환을 주요 목표로 삼았으므로
'전환이 평균 대비 유의하게 높게 일어나는 유저가 하는 행동'을
XX 행동을 YY기간 내 ZZ번 하는 행동으로 정의하고, 분석해보았다.
Aha Moment를 실제 프로덕트에 적용한다는 것은, 결국 다음 문장을 정량화하는 과정이다.
“유저가 XX라는 행동을, YY 기간 안에 ZZ번 이상 하면 전환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상승한다.”
먼저, 이 구조를 다음 세 가지 질문으로 나눠서 접근했다.
우리가 찾는 것은 단순한 클릭이 아니라,
유저가 이 서비스를 ‘진지하게 써봐야겠다’고 느끼는 행동이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지원서 작성을 완료한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를 나누고,
두 집단의 행동 패턴 차이를 비교했다.
콘텐츠 다운로드 개수
특정 콘텐츠(예: 이력서, 포트폴리오) 조회 유무
직군 주제 탐색 범위 (프론트, 디자인, 기획 등)
콘텐츠 탐색 시작 시간대
탐색에 걸린 시간
그중에서도 가장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행동은 아래 두 가지였다.
콘텐츠 다운로드 수 → 탐색 깊이의 신호
직군 콘텐츠의 다양성 → 진로 확신을 찾기 위한 비교의 신호
이 두 행동은 단순 탐색을 넘어 의사결정의 전 단계에 위치한 유저의 탐색 행동이라는 점에서,
아하 모먼트의 핵심 행동(XX)으로 적합했다.
자세한 수치는 ZZ 지표를 정의하면서 이어서 서술하겠다.
고관여 제품에서 유저는 가입 즉시 결제하지 않는다.
평균적인 유저 저니맵과 리드타임을 확인한 결과,
가입 후 7일 안에 전체 콘텐츠 조회의 90% 이상이 발생했고,
지원서 작성 또한 80% 가량 7일 내에 이루어졌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기준을 세웠다:
“가입 후 7일 이내의 행동을 분석 기준으로 삼는다.”
이는 마케팅 자동화 및 CRM 시나리오에도 적용 가능한 범위였고,
유저가 여전히 '탐색 중'일 가능성이 높은 적절한 구간이었다.
이제 남은 질문은, 아래의 XX 행동 두 가지를 얼마나 많이 해야 '아하 모먼트'로 볼 수 있느냐였다.
다음 지표를 바탕으로, 평균 대비
유의미하게 전환율이 차이나는 지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콘텐츠 다운로드 수 → 탐색 깊이의 신호
직군 콘텐츠의 다양성 → 진로 확신을 찾기 위한 비교의 신호
해당 지표로 평균값 이상/이하 행동을 한 유저들이 어떤 전환율을 보이는지를 비교하는 것이
우리가 찾는 ‘ZZ번 이상’이라는 기준을 설정하는 핵심이 된다.
위 수치를 기준으로, 전환율 상승이 의미 있게 나타나는 구간을 쪼개서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평균 콘텐츠 다운로드 수가 2개 이상일 경우부터 평균값 대비 유의미하게 상승한 전환율을 보이며,
5개 이상인 유저는 두 자리수 퍼센트 이상 상승한 전환율을 보여,
콘텐츠 2개 이상/5개 이상 다운로드는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는 지표로서의 유의성을 가진다.
또한, 페이지의 다양한 직군을 얼마나 넓게 탐색했는지도
유의한 아하 모먼트의 기준이 되었다.
4개 이상 직군을 폭넓게 탐색한 유저는, 평균 대비 20% 이상 높은 전환율을 보여
무료 콘텐츠 페이지의 가치를 경험하는 아하 모먼트를 지나서,
내일배움캠프 부트캠프에 1차 지원하는 전환율의 상승을 보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가입 후 7일 이내에 콘텐츠를 2개 이상 다운로드하고,
4개 이상 직군 콘텐츠를 탐색한 유저"는
평균 대비 20% 이상 높은 확률로 다음 퍼널로 전환되는,
아하 모먼트를 경험한 유저이다.
이 문장이 곧, 우리 제품에서 정량적으로 도출된 Aha Moment의 정의였다.
이 문장을 얻은 순간, 아래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 선명하게 답할 수 있게 되었다.
무료 콘텐츠 제품 그로스의 목표는 무엇일까? -> 아하 모먼트를 더 경험하도록 콘텐츠 다운로드를 부스팅하는 것.
콘텐츠를 하나 더 보게 만들면, 전환이 올라갈까? → 그렇다. 1→2는 약 20%p 차이.
여러 직군 콘텐츠를 왜 함께 보여줘야 하지? → 4개 이상 보면 전환율이 약 30% 상승
세일즈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하지? → Aha 행동을 한 유저부터 컨택.
그리고, 이어지는 액션 아이템을 산출해 볼 수 있다.
첫째, 우리가 정의한 전환을 상승시키는 아하 모먼트를 최대한 많이 경험하도록 UX를 설계하고,
둘째, 아하 모먼트를 경험한 유저를 대상으로 세일즈 및 CRM 액션을 수행하여
후반부 퍼널에서의 전환율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아하 모먼트의 경험을 유도하는 UX를
콘텐츠 다운로드 수(Depth, 깊이), 직군 탐색 수(Breadth, 넓이)를 유도하는 액션으로 나누어
설계해 보았다.
콘텐츠 페어링 기능을 도입하여 관련 직군/기술 스택의 자료를 함께 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다운로드 완료 후 유사 콘텐츠 리마인드 메시지/알림톡을 발송하여 지속적인 콘텐츠 소비를 유도한다.
“많이 본 콘텐츠 순” 등 사회적 증거를 활용하여 더 많은 다운로드를 유도한다.
직군 비교형 콘텐츠 제작“PM vs 기획자, 나에게 맞는 직무는?”
“디자이너와 마케터의 하루는 어떻게 다를까?”
“기획자 콘텐츠만 보셨군요, 마케터 콘텐츠도 궁금하지 않으세요?”
“디자이너 콘텐츠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다음으로 본 콘텐츠는?”
이러한 액션을 통해, 유저가 더 많은 자료, 더 넓은 직군의 자료를 탐색하며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하 모먼트를 더 많이 경험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아하 모먼트를 경험하여 전환율이 높은 리드를 대상으로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액션을 설계할 수 있다.
먼저, 이러한 아하 모먼트를 정량화하여, 다시 한 번 검증하고,
유저 리스트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전에 아하 모먼트 액션이 전환율을 10% 이상 상승시킨다는 것은 검증되었으므로,
유저의 아하 모먼트 행동을 수치화하여, 이 수치가 높을수록 전환율이 높을 것이라는 가설을 수립하고,
실제 스코어링 후 검증해 보았다.
먼저, 위와 같이 아하 모먼트를 경험할 경우 점수를 부여하여,
유저의 전환 가능성 및 아하 모먼트 경험 여부를 정량적인 수치로 전환하였다.
그리고, 이 수치를 기반으로 전환율이 상승하는지 여부를 분석해 보았다.
결과는 명료했다. 모든 아하 모먼트를 경험한 6점 유저 그룹은
지원서 전환율, 서류 합격율, 최종 결제율에서 타 집단에 비해 약 15%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렇기에, 위의 전략대로 아하 스코어가 높은, 다양한 직군의 자료를 많이 다운받은 유저를 늘리고,
그것을 경험한, 아하 스코어가 높은 유저를 대상으로 세일즈 및 CRM 액션을 우선 진행하는 방법을 통해
더 높은 전환율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내용을 유저 세그먼트로 나누어,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막연한 세일즈 및 CRM 전략보다는,
이러한 정량화된 기준을 수립할 때, 보다 전환 가능성이 높은 리드에
리소스를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액션과 전략, UX는 유관 부서와의 상의가 필요하겠지만,
가설을 검증하고 코호트를 나누어 액션을 기획해보는 것은,
전사적인 제품 성장의 전략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고와 목적을 단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함을 느끼는 요즘, 아하 모먼트를 이야기하는
토스 PO 세션에 주목해보는 것, 그리고 이를 적용해보는 것은 분명 그로스 담당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0KgOCKJ1PG4
유저는 “이 서비스가 나에게 진짜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는,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지나가는 그 짧고 강력한 순간,
Aha Moment가 있을 때, 유저는 결심하고 행동하며, 리테인된다.
나의 담당 프로덕트에서의 아하 모먼트는 다음과 같다.
7일 내 콘텐츠를 2개 이상 다운로드하고, 직군 콘텐츠를 4개 이상 탐색한 유저는
→ 다른 유저보다 18.1%p 더 많이 전환했다.
이 단순하고 명확한 조건은,
우리가 제품을 설계할 때도, 마케팅 메시지를 만들 때도,
세일즈 우선순위를 정할 때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보시는 분들 또한 그로스하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꼭 토스와 같은 방법이 아니라도
제품의 특성을 반영한 방법으로 유저에게 유도해야 하는 액션을 명료히 정의하고
이를 유도하는 것으로 제품을 그로스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럼 이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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