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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가 행복하기 어려운 이유

by 에리카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적으로 케데헌, 케이팝, 한식, 한국 화장품 등으로 화제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사회가 됐다. 여행객들도 많아지고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어하는 외국인들도 많아졌다.

경제 프로그램에서도 대한민국의 놀라운 성장을 많이 다룬다. 세계적으로도 이례없는 성공스토리이다.

밖에서 보면 한국은 너무나도 화려하고 멋져 보이는 사회일 것이다.


그런데 왜 정작 한국인들은 행복하지 않은 걸까?


학원 뺑뺑이에 지쳐가는 아이들,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해 자살하는 학생들,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 이 삶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사람들, 분노조절이 되지 않아 벌어지는 범죄들...




나는 우리 사회가 어릴 때부터 객관식 문제처럼 삶에도 정해진 답이 있고, 그 정답이 아닌 삶을 살면 실패한 삶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혹은 삶은 1등, 승자가 한 명만 있는 경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누군가가 이기면 나는 지는 경기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 '좋은' 사람과 결혼하고, '좋은' 아파트에 살고, '좋은' 차도 타고, 해외여행도 다니고. 그게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좋은'은 남들이 다 아는 유명한 회사, 부러워하는 직업, 인정받고, 돈을 많이 버는 삶 등이 담겨있는 뜻이다. 하지만 성공한 삶이라는 말 자체가 누군가의 삶이 성공과 실패로 나눠진다는걸 의미한다.


그런데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걸까? 애초에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인데- 왜 오답이라 하는걸까?


워낙 작은 나라에 많은 사람이 모여살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다양하지 못하기에 "아~ 이렇게만 살지 않아도 되는구나. 저렇게도 살수 있구나."라는 다양한 예를 보지 못한다. '성공한 삶 = 이런 모습" 이런 딱 정해진 답이 아니라 자신만의 가치에 따라 행복하게 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외국에서도 물론 정석적인 '성공한 삶'이라는 기준이 있긴하다. 그건 어느 사회나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해외생활을 하면서 느낀건 인종도, 삶의 방식도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사는 사회가 많다보니 자신만의 기준으로 행복을 찾아갈수 있는 기회가 좀더 많은것 같다.


유명한 대학에 가지않더라도, 홈스쿨링으로 오히려 더 다양한 경험을 많이하고 일찌감치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선택해 경력을 쌓는 사람, 사회 시스템에 의지하지않고 자신이 직접 땅을 일구고 태양광발전만을 이용해 돌아가는 외딴 곳에 살면서 동물을 키우며 사는 사람 등 - 다양한 삶의 모습이 있다.


정해진 틀안에서 객관식 답을 찾는것에만 익숙해지면 그 틀 밖을 벗어나서 아예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거나, 질문을 하는 힘을 기르기 어렵다. 정답을 찾는건 이미 AI가 인간을 앞지르고 있다는게 현실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나에게는 어떤것이 중요한 가치이며, 그 가치를 추구하는 삶은 어떤 모습인지를 생각해보는건 나 자신만이 할수있다. 지식을 공부하는건 이젠 AI를 시키면 된다.

하지만 나 자신을 공부하는건 나밖에 할 수 없다.




우리사회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할 시간을 주지않는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싶은가?"라는 질문은 바쁘게 사는 사람들에겐 배부른 고민- 심지어 사치스럽다 여겨진다. 그 대신 TV 프로그램은 뭘 먹을까, 어디 여행갈까, 뭘 살까라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하지만 내 삶은 누가 대신해서 살아줄수 없다. 부모가 아무리 자식을 사랑한다해도, 아무리 모든 지원을 해준다하더라도 자신이 진정으로 나라는 사람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살고싶은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안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시험지에서 정해진 답을 찾으며 인생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시험자체를 아예 보지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할수 있기를 바란다.



내 인생은 타인에게 평가받기 위한 시험이 아니다.
그저 가장 '나답게'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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