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이미 ‘줄어드는 구조’에 들어섰다
대한민국 주택시장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국면에 들어섰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는 2022년 약 5,200만 명에서 2070년 약 3,80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약 1,400만 명, 비율로는 약 26.9% 감소다. 동시에 국토교통부 및 관련 연구에서는 국내 미거주 주택이 약 150만 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두 수치는 따로 존재하는 문제가 아니다. 하나의 구조를 설명한다. 사람은 줄어들고 있지만 주택은 그 속도만큼 줄어들지 않는다. 이 단순한 비대칭이 지금 대한민국 주택시장의 본질이다.
주택은 오랫동안 대표적인 자산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자산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거래가 가능해야 하고, 수요가 존재해야 하며, 가격이 형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약화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농촌 지역의 빈집 비율은 도시보다 약 1.9배 높고, 특히 면 단위 지역에서는 공실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는 단순한 노후화 문제가 아니라 수요 자체가 구조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요가 사라지면 거래는 멈추고, 거래가 멈추면 가격은 의미를 잃는다. 이 상태의 주택은 더 이상 자산이 아니다. 유지와 관리의 대상, 즉 비용으로 전환된다.
문제의 핵심은 속도다. 많은 사람들이 인구 감소를 완만한 변화로 인식하지만, 실제 구조는 그렇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2000년 약 64만 명에서 2023년 약 23만 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약 60% 이상의 감소다. 이 수치는 단순한 감소가 아니라 미래 구조의 붕괴 속도를 보여준다. 출생 감소는 약 20년 후 노동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노동인구 감소는 소비 감소로, 소비 감소는 지역 경제 축소로 연결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특정 지역에서는 인구 감소율이 20%를 넘는 순간 생활 인프라 유지가 어려워지고, 30%를 넘어서면 구조적 축소 단계에 진입한다. 이 시점에서 주택은 더 이상 거주 공간이 아니라 남겨진 구조물로 전환된다.
지금까지의 정책은 이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 리모델링 지원, 귀농·귀촌 정책, 도시재생 사업 등은 일정 부분 효과를 냈지만, 인구 감소라는 근본 변수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사회에서 공급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정책은 방향 자체가 어긋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정책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지연시키는 역할에 머물렀고, 구조적 변화는 그대로 진행되었다.
결국 질문은 단순해진다. 집이 왜 팔리지 않는가가 아니라, 이 구조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다. 인구가 줄어드는 사회에서는 모든 공간을 유지할 수 없다.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 남길 공간과 정리할 공간을 구분하고,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는 주택과 그렇지 못한 주택을 선별해야 한다. 이 과정은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단계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확장하는 사회가 아니다. 이미 줄어드는 구조 안에 들어섰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정책의 기준은 달라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짓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남길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