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띠아고~바르셀로나
Santiago de Compostela~Barcelona
3일동안 묵었던 1인실 호텔은 산띠아고 최고의 숙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8유로에 조식 포함이라 가성비도 있으면서 3층 넓은 주방은 10까지 오픈이라 테이크아웃을 하든 저녁을 해먹든 부족함이 없고 5층 조식용 식당엔 8가지 커피 머신에 각종 빵 케이크 시리얼 치즈 햄 소시지 잼류 요거트 사과 오랜지 바나나 우유 오렌지쥬스 등을 7시부터 10시까지 제공한다.
그보다 더 좋은 건 그런 혜택을 산띠아고 대성당 두 첨탑뷰를 보면서 즐길 수 있다는거다.
그러나 숙소에 와서 제일 먼저한건 샤워와 동시에 30일동안 먼지에 찌든 로우컷 트래킹 슈즈를 밟아서 빤 일이다. 먼지가 얼마나 많았는지 몇번을 밟아서 구정물을 행궈낸다음 올인원샴추를 몇방울 떨어뜨려서 밟음 후 열번쯤 헹구니 먼지로 하얘진 신발이 본연의 까망으로 돌아왔었다.
이틀동안 조리신고 돌아다니는 사이에 창틀에 올려뒀더니 바짝 말랐다. 마른 슈즈를 신고 배낭은 맡겨둔 채로 체크아웃을 한다.
산띠아고를 떠나는 마지막 날에도 아쉬운 것 없이 떠나고자 이틀동안 하지못한 대성당 지붕투어를 신청해 두었었다. 가이드 동행이나 스페인어만 가능하므로 설명은 알아듣지 못해도 3일동안 안팎에서만 봤던 성당 지붕 꼭대기에 올라가서 보는 뷰는 또 다르다. 산띠아고 시내가 사방으로 한눈에 들어오고 가까에서 보는 성당 첨탑들이 손에 잡힐 듯하다.
지붕투어를 마치고 내려오나 때마침 관람차가 들어온다.
관람차까지 탈 계획은 없었는데 버스터미널로 가기전 한시간이 남아있는 상태라 달리 할 것도 없어서 4.75유로짜리 티켓을 끊어 관람차 투어까지 한다.
성당을 중심으로 반경 1~2킬로 이내의 명소들을 안내하며 귀여운 기적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달리는 기분도 좋다.
산띠아고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으니 미련이 없을건가.
호텔에서 배낭을 찾아 버스터미널까지 2킬로 안되는 거리를 걸어서 갔는데도 버스시간 한시간이 남는다. 터미널 카페테리아에서 샌드위치에 맥주로 점심을 먹고는 바르셀로나행 alsa버스에 탑승을 한다. 버스 앞 표지에 루고 폰페라다 레온 부르고스 로그로뇨 사라고사를 거쳐 바르셀로나까지 가는 걸로 노선 안내문이 붙어있다.
어쩜 까미노 걸어온 길을 버스로 되짚어간다니 이것도 정말 오히려 좋은 일이 아닌가. 스페인 여행 성수기라 국내선 항공권이 다 30만원을 넘길래 야간버스쯤은 우습지 하고 티켓팅했는데 잘한 일 같다.
어니나다를까 루고를 지나고부터는 내가 걸은 길 바로 옆을 달린다. 오세브레이로를 향해 가던날,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을 걸으면서 보았던 아득히 높은 그야말로 하이웨이를 달리면서 내려다보는 산과 계곡 작은 마을들이 너무 아름답다.
스페인하숙을 찍었던 비야프랑카델비에르소를 바로 옆으로 지나니 얼마 안가 폰페라다다. 잠시 정차하는동안 화장실을 다녀온 후 다시 출발한 버스는 레온을 향해 달리는데 레온을 하루 앞뒀던 날에 비야마르꼬 5유로짜리 1인실 내 방에서 보았던 그 아름다운 석양이 다시 펼쳐진다.
메세타평원과 부르고스 로그로뇨까지는 다시 보고 싶은데 해가 지는게 너무 아쉽다.
밖이 깜깜해지니 졸음이 쏟아져서 버스안에서도 자알 잠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