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
명언(名言). ‘명(名)’은 이름라는 뜻도 있지만 평판이란 뜻도 있다. 명언은 평판에 가깝다. 세상에 드러나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전해지는 것. ‘언(言)’은 말이다. 결국 명언이란, 수많은 말 중에서도 오래도록 전해지고 회자되며, 사람들 사이에 울림을 남기는 말이다. 그냥 순간의 문장이 아니라, 평판처럼 축적된 신뢰가 깃든 말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마음에 남는 문장을 발췌해 기록한다. 그것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내 마음을 지탱하는 일종의 의식 같은 것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그 습관은 계속 이어졌다. 리뷰라는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사실은 내가 읽으며 감명 깊었던 문장을 발췌하고 정리하는 일이었다. 돈이 되지 않아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분명했다. 글을 옮기고 붙잡는 과정에서 내가 먼저 치유받기 때문이다.
놀라운 건, 나 혼자만 위로받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내 블로그를 찾아오는 이들은 단순히 책의 정보나 줄거리를 보러 오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명언, 좋은 문장을 찾으러 왔다. “힘들었는데 고맙습니다.” “위로받고 갑니다.” 간간히 달리는 댓글 속에는 기계적인 흔적이 아니라 진심이 있었다. 한 번은 어떤 아기 엄마가 글에 댓글을 달았다.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며 감사하다고 했다. 그 글을 읽는 순간, 나도 눈물이 날 뻔했다. 동시에 이 일을 더 오래, 더 꾸준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 블로그 유입 경로에는 때때로 마음이 아픈 키워드가 찍힌다. “돈 때문에 쪼들릴 때 명언”, “삶이 버거울 때 도움이 되는 명언”, “자살하고 싶을 때 잡아주는 명언.” 얼마나 지치고 힘들면 그렇게 긴급한 심정으로 명언을 검색했을까. 그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과연 내가 올린 문장이 그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었을까. 그게 늘 마음에 남는다.
생각해 보면 왜 사람들은 명언을 찾을까. 그리고 나는 왜 명언을 수집하고 기록하는 걸까. 답은 단순하다. 현실에서 누군가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구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털어놓아도 더 찝찝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내 단점을 들추거나,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는 반응도 있었다. 그럴 바엔 차라리 오래 남아 검증된 말에 기대는 게 낫다. 누군가가 먼저 고통을 겪고, 인내를 뚫고 건져 올린 언어의 알약. 그 말속에서 잠시 숨 고르고, 내 마음을 눕힐 수 있다.
명언은 결국, 평판이 남는 말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리고, 울림을 남겼기 때문에 사람들 입에 오래 돌고 전해진다. 내가 계속해서 명언을 모으고 공유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 마음을 쉬게 하기 위해서이면서 동시에, 그 말이 누군가의 오늘을 붙잡아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좋은 문장을 발췌하고 기록한다. 내 블로그를 찾아오는 누군가는 그 글을 읽고 잠시 숨을 고를 것이다. 어떤 이는 그 문장을 다시 적어둘 것이고, 어떤 이는 가만히 곱씹을 것이다. 그 과정이 곧 삶을 버티게 하는 작은 힘이 될 거라고 믿는다.
명언은 화려한 학자나 위대한 예술가의 말일 필요가 없다. 살아내는 과정에서 건져 올린, 진심이 묻어나는 말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평판처럼 오래 남아,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누군가를 위로한다면 그것이 바로 명언이다. 나는 그 힘을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명언을 모으고, 쓰고, 나눈다. 돈이 되지 않아도 멈출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손끝이 명언을 매거진으로 묶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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