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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세이 매거진 Feb 13. 2019

내 유년기의 음악

파티션 WSC와 함께한 ‘시시콜콜한 이야기’


흘러간 시간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기억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사진으로, 향기로, 그리고 계절의 온도로 추억을 환기한다고 합니다. 지난 1월 3일, 파티션 WSC에서 주최한 *시시콜콜(sisikolkol) 모임에 참여해 ‘내 유년기의 음악’을 주제로 내밀하고도 보편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을 독자분들과 공유합니다.


*시시콜콜(sisikolkol) by 파티션 WSC 시시콜콜은 매번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정해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가져와 함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입니다.


Porno Graffiti <best blue`s> 외

이경근 | 무인양품 커뮤니티 디자이너


유년 시절 자연스럽게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을 많이 접했고, 상징성을 가질 수 있는 두 가지 앨범을 준비했다.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 밴드 포르노 그래피티의 <best blue`s>다.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 <GTO>의 OST가 수록되어 있는 앨범이다. 일본은 애니메이션 시장이 굉장히 크다. 그만큼 밴드를 비롯한 대중음악 뮤지션이 OST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특히 밴드의 작업이 많다. 다른 하나는 와타나베 신이치로의 애니메이션 <사무라이 참프루>의 OST다. 누자베스와 작업한 음악이 많은데 그중 소개할 앨범은 battlecry, tsurugi no moi 등이 수록된 앨범이다. 사무라이 참프루는 일본에도 시대라는 시간적 배경에 힙합이라는 음악 장르를 더한 작품이다. 힙합의 4대 요소로 불리는 비보잉, 비트박스, 디제잉, 랩이 모두 등장한다. 시대에 상관없이 세련된 작품이다. 


Ryuichi Sakamoto <UTAU>

김형돈 | 회사원


건조한 새벽 공기에 잠이 깰 때면 문득 유년기가 떠오르곤 한다. 평일이면 학교와 학원을 오가고 주말에는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공을 찼다. 그저 그런 학창 시절을 보냈다. 다만, 사람 소리 없는 음악이 좋았다. 가사가 빠진 빈자리에 이야기를 그려 넣는 게 즐거웠다. 누군가와 함께 A flower is not a flower의 여백을 채우고 싶었지만 나는 혼자였다. 조금 덜 평범했을 뿐인데 늘 외로워야만 했다. 지난 토요일, 그녀와 함께 창천동 골목을 걸었다. 밤이 짙어 어둑해진 거리에 차고 건조한 바람이 불었다. 우리는 이어폰을 한쪽씩 나눠 낀 채 류이치 사카모토를 들었다. 좋아하는 사람, 음악과  함께 서울의 밤을 걷는다. 홀로 채울 수 없던 여백이 메워지는 순간, 가슴이 벅차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나의 메마른 유년기에 나른한 감정의 꽃이 피었다.


김조한 <Soul Family With Johan> & 커스텀 앨범 <Johan Custom>

조원용 | 월간 <재즈피플> 필자


음악적 유년기에 만났던 김조한의 음악. 그의 음악을 듣고 애드립(즉흥성)이 청자에게 줄 수 있는 전율과 소울, 알앤비 음악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김조한이 라이브 무대에서 매번 다르게 선보였던 즉흥적인 애드립 라인과 리듬의 변용은 이후 저의 관심사가 즉흥연주를 중요한 요소로 삼는 재즈로 확장되는데 교두보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Soul Family With Johan>은 김조한의 솔로 데뷔 앨범 <Jo Han>과 더불어 그만의 소울이 담보된 앨범이고, <Johan Custom>은 상술한 앨범으로 활동한 시기를 포함한 라이브 무대 음원을 개인 소장 목적으로 시디에 구운 일종의 편집 앨범입니다. 이 편집 앨범은 과거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시디 파우치에 보관 중입니다. 



*협조해 주신 파티션 WSC와 소중한 코멘터리를 작성해 주신 참여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시시콜콜 모임은 파티션 WSC에서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에디터 | 정진욱 Chung Jinwook

사진 | 김원 Leobinus

장소 | 파티션 WSC(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88-9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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