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말 걸기

생강

by 정미영

생강 / 손미 시인


나는 생강처럼 지내


두 마리 물고기가 등이 붙은 모습으로


등을 더듬어 보면


생강처럼 웅크린 아이가 자고 있어


나는 여기서 나갈 수 없다


어둠 속에서 음마 음마


물고기처럼 아이는 울고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지려고


파닥거리지


나는 침대 끝에 몸을 말고 누워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아이를 등에 붙이고


침대 끝에 매달려


외계에 있는 동료를 불렀다


시는 써?


동료가 물어서


차단했다


나는 검은 방에 누워


빛은 모두 어디로 빠져나갈까 생각하다가


내 흰 피를 마시고


커지는 검은 방에서


깜깜한 곳에서


눈을 뜬 건지 감은 건지


땅속에서 불룩해지는 생강처럼


매워지는 등에서


점점 자라는 생강처럼


한 곳에 오래 있으면 갇히고 말아


ㅡ손미, <생강>ㅡ




< 당신에게 말 걸기 >


상대의 말을 잘 경청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모임에 가면 서로 자기 말만 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며칠 전에 지인이 말했습니다.


저는 그때


손미 시인의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라는


시집이 떠올랐어요.


작가는 사람 사이의 연대를 이야기합니다.


시인의 마음을 생각하며


따뜻한 생강차를 한 잔 끓여


한 모금 머금고는


그녀의 <생강> 시를 읽습니다.


매콤 달콤한 찻물처럼


시의 의미도 제게는 비슷하게 다가오네요.


당신은 '생강'이란 시를


어떻게 음미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