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백세희
감정의 양 끝은 이어져 있기에 의존 성향이 강할수록 의존하고 싶지 않아 하죠.
일에 의존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성과를 낼 때 나의 가치를 인정받고 안도할 수 있으니 의존하지만, 그 만족감 또한 오래가지 않으니 문제가 있죠.
나도 일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회사에서 내가 있어야만 의미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죽을 만큼 힘들어하고, 매일 자신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만 고민한다. 늘 나를 부족한 사람으로만 바라본다. 실제로 부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자신을 채찍질하고 절벽으로 몰아갈 만큼 부족한 걸까? 잘한 점은 왜 한 번도 칭찬하지 않았을까? 회사에서 실수를 한다고 해서 내가 가치 없는 사람은 아닌데. 그렇다면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인생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봐야겠다.
일탈이 필요해요. 우울과 좌절의 쳇바퀴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일에 도전해보는 게 좋아요.
나는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있다. 빵을 만드는 것, 방을 꾸미고 인테리어 하는 것, 하루종일 드라마 몰아보는 것 등등 해보고 싶은 것들이 참 많은데 내 업무에 도움이 되는 활동이 아니어서 하지 않았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 모르게 되었다. 회사 일이 아니면 내 시간은 커리어 발전을 위한 것들로만 가득 채워져 있다. 독서하기, 운동, 업무 공부… 오로지 이런 것들. 내가 가장 하고 싶으면서 가장 못하는 것이 ‘킬링타임’이다. 그래서 게임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시간이 아까워서. 임신으로 휴직을 하면서 드라마 몰아보기를 하며 하루하루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는데 그것도 며칠 안 갔다. 다시 업무를 위한 책을 읽기 위해 노력했다. 나 스스로에게 과제를 주면서. 참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면서도 못 하는 나란 사람 어쩌지. 휴직이 끝나기 전에 따끈한 빵을 굽는 건 꼭 해봐야겠다.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난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해 라고 이상적인 것만 얻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남의 생각, 남의 경험을 훔쳐 와서 말이죠.
사람은 다 입체적이에요. 저 사람도 숨 쉬고 사는구나. 별 수 없는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하면 나한테도 관대해질 수 있어요.
타인이 나를 표현하는 말에 너무 타이틀을 붙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공감을 더 잘해줘야 한다고 의도하는 순간부터는 숙제가 되거든요.
굉장히 자존심이 세 보이는 사람은 오히려 자존감이 낮아요. 자신이 없으니까 다른 사람이 나를 우러러보게끔 하려고 하죠. 거꾸로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높으면 누가 나에게 뭐라고 하든 크게 영향받지 않을 거에요.
이것저것 조금씩 시도해보면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어느 정도로 해야 편한지 알아보는 게 중요해요. 내 취향을 알고, 불안감을 낮추는 방법도 알게 된다면 만족감이 생겨요. 누가 어떤 지적을 해도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게 되지요.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봐야겠다. 내가 끌리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솔하게 들어보고 날 막지 말아봐야겠다.
난 스스로에게 필요이상으로 가혹하고, 그래서 위로가 필요하고, 내 편이 필요하다.
이상화된 기준을 낮추는 게 가능할까요? 자신감이 생긴다면 낮출 수 있겠죠. 완벽함에 대한 탐구, 이상을 좇는 마음 자체가 안 생길 수도 있어요.
이야기를 할 때 웃기고 싶은 마음에 조금 과장하거나 확대해서 말하고, 상대방 이야기에 공감하고 싶을 때 공감하며 거짓말할 때가 있어요. - 거짓말은 인지기능이 떨어질 때 많이 할 수 있어요.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지면 그 공백을 메꾸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도 있죠.
나도 이럴 때가 가끔 있는데, 기억력 부족이라 생각하니 좀 위로가 됐다.
무언의 압박감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그냥 이게 난데 뭐 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감정에 중점을 두는 거죠. 아무렴 뭐 어때 라는 생각이 중요해요.
자기 자신을 cctv 찍듯이 검열하고 있네요. 끝나고 나서 내가 잘했나? 어떤 이야기를 했지 이렇게요. 망각을 통해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을 텐데, 피곤할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 행복했다 라는 기억이 남았다면, 그 부분이 편한 거죠. 나를 편하게 하는 나만의 방법을 게속 찾는 건 중요해요.
때론 나를 지키기 위해 합리화도 필요하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너무 오랜 시간 가슴에 칼을 대왔다. 내가 지금부터 연습할 건 이렇게 해야 한다의 공식 안에 갇히지 않고 주관적인 개인을 인정할 것.
나를 알기 위해 현실에서 할 수 있는건 그때그때 행동으로 해보는 거예요. 내가 오늘 문신을 한다면 문신하기 전 느낌과 문신하고 나서의 느낌을 적는 거죠.
실수와 아쉬움이 남지만 삶은 항상 그래왔기에 저자와 저, 그리고 여러분들의 삶은 지금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위안을 가져봅니다.
경험이 쌓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매번 새로운 벽이 줄지어 세워졌다.
우습게도 가장 힘이 된 위로는 이거였다. 왜 안 떨려고 그래? 왜 자신 있게 하려고 해? 그냥 떨어. 힘내지 마!
난 원래 위축되는 사람이고 자신감 없는 사람이다. 기르고 구태여 그런 모습을 숨길 생각도 없다.
완벽하지 않은 나를 보듬어주고, 안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힘내지 말라고 나의 온 내부에 속삭이면서.
모자라도 괜찮고 서툴러도 괜찮다. 힘내지 않아도 괜찮다.
자책한다고 한순간에 똑똑해지는 것도 아니니까.
삶은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 같다.
이성적으로 가난해도 감성적으로 빛나는 사람이고 싶다.
어떤 수식어 없이도 자신을 멋지고 당당하게 느끼는 날이 왔으면 하는 희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