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ssie Oct 29. 2024

한여름밤의 꿈

feat. 결혼 행진곡

멘델스존은 작곡가 중 희박할 정도의 금수저였다.

Felix라는 이름조차 그 뜻이 '행운아'이다.


은행장 아버지, 제조업 가문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으며, 아버지가 아들 9살 생

선물로 무려 '오케스트라'를 주었다. (이건 부럽다!)


그의 할머니는 당시 묻혀 있던 Bach의 '마태수난곡'

총보를 선물해 주었다. 그의 음악은 밝고 우아하다.

그러나 슬프지 않다는 건 아니다. 금수저든 흙수저든

사람은 살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희로애락을 겪는다.


전체적으 멘델스존의 음악은 긍정적인 편이다.

어두움, 고통, 비판, 절규, 고뇌, 비뚤어짐과 같은

요소가 없는 편이니. 그러나 깊이가 없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어둡다고 꼭 깊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음악은 작곡가 자체이다. 펠릭스의 음악도 그렇고

나는 이것을, 각자의 개성과 성품으로 받아들인다.


피아노나 관현악기만 다루는 이는 모를 수 있으나

멘델스존이 지은 오르간 작품은, 들을 때보다 직접

연주할 때 굉장히 좋은 감정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


멘델스존의 할아버지(모세)는 가난한 집의 아들로

꼽추였다. 그가 미인과 결혼한 '썰'은 꽤나 유명하다.

흙수저였던 모세는 유명 철학자가 고 구약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였으며 한마디로 가문을 일으켰기에

멘델스존이 금수저로 태어날 수 있었다고 보면 된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겪는 어려움 때문에 아버지가

성(Family name)도 카톨릭 식으로 바꾸었으나,

차별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스승의 뒤를 잇고 싶어

지원한 베를린 음악협회 감독직에서 그는 떨어졌고

유대인에게 그나마 나은 도시인 Leipzig로 이주한다.


나는 멘델스존을 좋아하고, 라이프치히를 사랑한다.

좋아해서, 갈 일이 없는데도 일부러 두 번 다녀왔다.

스위스 풍경을 봐도 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나

Leipzig만큼은 '노년에 여기에서 살아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평온한 곳이다. "거길 왜 좋아해요?!"

뮌헨 거주 지인이 고개를 저었지만 바흐 마지막 삶의

취가 남아있는 곳으로 토마스 교회, 조용한 거리,

그리고 독일답지 않게 정겨운 느낌이 어딘가 있다.

심지어 동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의 영향인지

게는 Leipzig가 소중하다. 멘델스존이 지휘했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도 여전히 Leipzig 있다.

부유하고 살기 좋은 대도시 뮌헨보다 왜인지 더 좋다.


멘델스존은 바그너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만일 내가

펠릭스 입장이었대도 역시 바그너와 상종 안 했을 것.

히틀러는 바그너를 애정하여 신격화하다시피 하고

아우슈비츠 유대인 학살에 그의 음악을 사용했으며

유대계 멘델스존의 흔적은 훼손해 버리고자 하였다.

유명 음악과 영감은 뗄 수 없고 반드시 의미가 있다.

Disney성의 모델이 된 Neuschwanstein을 지은

독일의 미친 왕 Ludwig2세도 바그너의 매니아이며

성에 바그너 음악 관련 그림이 있다.(난 안 들어갔다)


멘델스존은 바흐의 음악 수집과 복원에 힘썼다.

이 역시 내가 공감하고 존경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바흐는 생애 당시에, 현재 우리에게 알려진 만큼

유명하지 않았다. 오르가니스트로 많이 활동했고.

바흐의 위대함을 안 멘델스존은 역사에 공헌했다.

멘델스존의 아버지도 자신의 아이들만 챙긴 것이

아니라, 여러 젊은 음악가들을 도와주고 후원했다.

일생을 소개하는 목적은 아니었으니 여기까지만.


한때 모두의 결혼식에 사용된 그 '결혼행진곡'도

바로 이 작품의 음악 중 하나이다. 팡파르 울리는

신나는 곡을 말하는 것이다. 누군가 떠올릴 법한

다른 결혼행진곡은 앙숙 바그너의 멜로디인데, 그

내용이 비극인 오페라 음악을 단지 바그너 매니아

영국 여왕 맏딸이 자기 결혼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여기저기서 줄줄이 사탕처럼 따라 하면서 유행했다.

(이혼할 때 사용하는 편이 나아 보이는 곡이다)


오늘의 주제곡 '한여름밤의 꿈' 중 스케르초


셰익스피어의 희곡 그 '한여름밤의 꿈'이 맞다.

아 참, 멘델스존은 괴테와도 우정을 쌓았는데

괴테는 60, 펠릭스는 12살 적에 친구가 됐다.


빈 필하모닉과 러시아 지휘자 계르기예프의 연주로

한여름밤의 꿈을 이 가을에 소개한다. ㅎㅎ 아무렴

어떤가, 음악이 기분 좋고 연주가 멋지면 그만이다.


멘델스존의 세련미와 우아한 음악성을 볼 수 있으며

수많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긴장하게 하는 곡이다.

ㅋㅋㅋㅋ 댓글을 보면 연주자들의 심정이 난무하며,

(특히 클라리네티스트에게 헬이라는 소문이 자자함)

난이도 있는 부분 덕분에 오디션 단골로도 잘 쓰인다.


아무렴 어떤가, 난 들을 때 기분이 아주 좋다. ㅋㅋ

곡을 정말 잘 지었다. 악보 볼 때도 기분이 좋다.


들어보자 :)


Wiener Philharmoniker – Mendelssohn: Ein Sommernachtstraum - Scherzo
13살의 펠릭스 멘델스존과 그의 오케스트라 총보

보너스 - 우리가 아는 그 '결혼 행진곡'


멘델스존이 지휘했던 그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와 Kurt Mazur
매거진의 이전글 오고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