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초기작품 〈천공의 성 라퓨타 Laputa: Castle in the Sky〉를 다시 보면, 이 영화가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하늘을 나는 성, 고대 문명의 기술, 소년과 소녀의 연대라는 요소들은 익숙한 판타지의 문법을 따른다. 하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도달의 환희가 아니라, 도달 이후 내려야 하는 선택에 있다. 라퓨타는 발견되는 순간부터 이미 파괴를 전제한 세계다.
라퓨타는 이상향처럼 보인다. 공중에 떠 있고, 자연과 기술이 조화되어 있으며, 인간의 탐욕만 제거된다면 완벽해질 것 같은 공간이다. 하지만, 영화는 이 가능성을 오래 붙잡지 않는다. 라퓨타의 평화는 인간이 사라진 결과이며, 윤리적 합의의 산물이 아니다. 이곳에는 갈등도, 타협도, 책임도 없다. 오직 관리만 될 뿐이다. 미야자키하야오는 이 침묵의 완벽함을 통해 "윤리가 제거된 세계를 우리는 과연 이상향이라 부를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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