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드라마〈폭싹 속았수다〉는 마지막 장면이 지나간 뒤에도 마음속에 잔상이 남는 인상적인 작품이다. 줄거리보다는 공기처럼 부드럽게 감도는 여운으로, 찰나의 장면보다는 오래도록 머무는 추억으로 기억된다. 이야기가 끝난 뒤에야 비로소 장면들이 다시 살아나 깊은 감동을 완성하는 그런 드라마다.
이 작품은 거대한 사건으로 시선을 사로잡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이 살아가는 시간의 궤도를 조용히 따라간다.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보다 사랑이 지나간 뒤의 마음을, 꿈을 꾸는 청춘보다 꿈이 흔들리는 시간을 더 오래 바라본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우리는 이야기보다 어떤 감정의 계절을 기억하게 된다.
드라마의 제목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 방언으로 '완전히 속았다'는 뜻이 아니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또는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말 ‘폭싹 속았수다’는 언뜻 누군가에게 속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작품이 말하는 '속았음'은, 어쩌면 삶 자체가 우리에게 건네는 다정한 아이러니에 가깝다.
사람들은 미래를 믿고 살아간다. 사랑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믿고, 어떤 꿈이 결국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깨닫는다. 삶이 늘 그렇게 단순한 방식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과 마주한다.
드라마 속 한 문장은 그 현실을 조용히 고백한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마음 하나만으로는 안 되는 날도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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