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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tcc Apr 09. 2024

예술로 이룩한 로컬 르네상스!

감자꽃스튜디오 대표  이선철의 예술적인 로컬 문화 기획


A. 기획의 첫 단계, 공간의 정체성

2000년대 초반, 강원도에서 예술가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 건 꽤 도전이었을 텐데요. 

아마 저니까 가능했을 겁니다. 그간 쌓은 인적 네트워크와 역량이 많은 도움이 됐죠. 제1회 평창대관령 음악제(전 대관령국제음악제)도 이즈음 제가 기획과 홍보를 맡아 준비했어요. 좋은 예술을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았는데, 예술가가 모이니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어요. 감자꽃스튜디오가 예술교육 공간, 농촌 관광 진흥 사례로 명성을 얻었지만, 여전히 공간의 가장 일차적인 목적은 예술가의 창작을 위한 스튜디오예요. 긱스의 베이시스트였던 영화 ‘기생충’(2019)의 음악감독 정재일도 이곳을 찾았죠.



A. 브랜드는 공간, 그리고 나의 자산

무료 공연과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엽니다. 수익 창출은 어떻게 하나요? 

감자꽃스튜디오 설립 초기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문화예술교육사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어요. 이곳에서 시도해보자 싶었습니다. 알고 지내던 국악과 학생들을 불러 모아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지역사회에 유익한 예술교육 사례로 입소문이 났어요. 그러자 의도치 않게 전국에서 방문과 견학을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공간은 철저히 공익적으로 운영하되, 이로 인해 얻은 브랜드 평판을 바탕으로 외부 강연 등을 하면서 경제 활동을 합니다.



A. 로컬 문화 공간 기획에 모범사례란 없다

최근 몇 년간 정부 주도로 지역의 유휴 공간을 문화 시설로 바꾸는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자문 요청도 많이 받으시죠? 

감자꽃스튜디오가 지역 도시재생의 성공사례로 여겨지면서, 한동안 엄청나게 불려 다녔습니다.(웃음) 그런데 제가 늘 드리는 말씀은 모범사례란 없다는 것입니다. 해당 지역의 상황과 자원, 시스템에 맞추어 좋은 방식을 찾아야해요. 다만, 콘텐츠가 필요한 공간과 공간을 필요로 하는 콘텐츠가 잘 만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죠. 서로의 궁합이 중요해요. 촉매 역할을 할 문화기획자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감자꽃스튜디오(강원도 평창군 평창읍)의 이선철 대표와 이야기하는 두 시간 동안 1990년대와 2000년대 한국 공연예술계, 그 한복판에 들어와 있는 듯했다. 이 대표는 1986년 창립한 서울예술기획을 거쳐, 88올림픽을 계기로 김덕수 사물놀이패에 공연기획으로 합류했다. 

지금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은 국악의 월드뮤직화 초석을 다진 뒤, 1996년 음반·공연 제작을 하며 자우림·긱스·롤러코스터·어어부프로젝트의 시작을 함께했다. 그런 그에게 출발점이 된 것은 ‘객석’ 1984년 5월호였다. ‘천재를 발견하는 천재’라는 제목으로 매니지먼트의 역할을 다룬 특집기사였다.

예술가를 꿈꾸던 청소년은 공연기획에 눈떴다. 음대 대신 연세대 사회학과에 진학했다. 공연과 축제 현장을 누비며 경험을 쌓고, 런던대학교 대학원에서 예술정책·경영을 공부했다. 그러다 홀연히 평창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문화예술이라는 평생의 벗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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