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가 텅텅 비었을 때 엄마가 온다고 연락이 왔다.

사실 고마워,라고 했지만 어디부터 치워야 하지 쩔쩔매다 클래식을 들었다.

by 이승현

오늘 엄마가 갑자기 연락이 왔다.

아빠 쉬는 날이라 준비해서 갈 거라고,



저기 엄마 아.. 오늘 청소하는 날 아닌 데에...?

엄마... 엄마 p야? 갑자기? 지금 온다고??

(겉으론 당황하지 않은 척 너 참 애쓴다 애써..)



나 오늘 쉬는 날인데..

그리고 도착하면 이미 새벽인데.

나 진짜 괜찮은데라고 그렇게

몇 달을 싱긋이, 웃으며 내내 미뤘으니.



더는 미룰 수도 없다. 하 아...

나의 님.. 월급님은 여전히 한참이고

이러다간 물만 마시고 살겠다 싶어



뱃가죽이 등에 붙으면..

그건 안 지. 절대 못 참지



그러니까 엄마 오늘 온다고?

아.. (현실 직시)



파워 소문자 j는 웁니다.

오늘은 청소의 날이 아닌데..

아닌 데에.. 아닌데요 엉엉



오늘은 그냥

이불 콕하는 날인데

아..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뭐부터 해야 하는 거지?



정신없다 정신없어.

(나도 p를 본받아야겠다고 느낀 부분..)



에라잇,.. 모르겠다

급할수록 천천히,



아직 저녁도 아니고

천천히 클래식부터 듣자. (으잉?)



냉장고가 텅텅 비었을 때

엄마가 온다고 연락이 왔다.



사실 고마워,라고 했지만 어디부터

치워야 하지 쩔쩔매다 클래식을 들었다.



오후의 내가,

저녁의 내가.



지금 보다 좀 더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사실 하루 중 제일 중요한 건

잘 자기, 잘 먹기, 잘 운동하기



멍 때리기, 여가생활이니까

하하...



급해도 할 건 하자 다시 침대로

돌아가 자 누워, 어서

클래식을 켜. 이제,



엄마아빠는 비록 날 정말

잘 되길 바라서

늘 잔소릴 늘어놓지만,



나는 텅텅 빈 냉장고를 활짝 여는,

속으로 참 가슴 아플 엄마에게.



집안 꼴이 이게 뭐냐. 하는 아빠에게

바빴어.라고 멋쩍게 또 웃겠지 뭐..



안 봐도 뻔해.

문서 정리, 청소기..

설거지 빨래 정리.. 그래 그것만 하자



정 안 되겠으면 그냥 밥부터 먹고

운동부 터하고 눈에 따뜻한

안구찜질팩 올리고 멍 때리며



도서관 다녀와서

천천히 생각해 보자.

우선순위를 정해야지



p.s 하.. 이럴 줄 알았으면

청소하는 분이라도 부를 걸 싶고요..



난 뭐든 남의 손에 맡기는 걸 싫어해서

다 내가 선택해 직접 하는 걸 좋아해서..

한참 미루다 미루다 하아-



이게 다 에너지 고갈로 미뤄

결국 늘어놓은 증표지 뭐..



어쩌겠나.. 방법이 없으면 찾고

찾고 헤매도 없으면 만들면 그만



엄마.. 아빠 그러니까

천천히 빨리 와 아...



이제부턴 엄마밥 먹고 살 찌워볼게

포동포동, 옥수수가 나를 기다릴 생각 하니

벌써부터 설레네 이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