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쉐_오래된 뜬구름_열린책들
찬쉐
열린책들
우리는 얽히고설킨 대 혐오의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다. 해결보다는 방관하며 자신들의 투정을 들어주길 바라고, 해석보다는 추상적인 느낌으로 공감만을 바란다. 그 행태에 반대급부는 조롱으로 응수하고, 또 다른 혐오를 양산한다.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용어를 만들어내 혐오를 부추기고, 그 혐오로 책을 만들어 돈 버는 앞잡이들이 넘친다. 그 앞잡이들은 박사이고, 모 대학의 교수였고, 어떤 단체의 수장이다. 경험 없이 남의 글로 타인을 혐오하고, 무시하고, 괄시하고, 멸시하고, 등한시하는 현 세태에 유감을 표한다. 그리고 나 또한 당신들을 혐오한다.
시궁쥐와 목이 잘린 꽃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들의 시선을 잡고, 냄새를 풍기지 않는가. 세상엔 시궁쥐가 너무도 많다. 시궁창에서 영위하는 쥐새끼가 오물 묻는 것을 두려워하는 기현상이 즐비하다. 그 쥐들은 우중충한 날엔 절대로 나와서 걷지 않는다. 맑은 하늘에서 비가 내릴 리가 만무한데도 말이다. 나는 늘 그 악취에 코를 부여잡고 한껏 인상을 썼다. 여기도, 저기도, 어디에도 쥐와 목 잘린 꽃들이 산재해 있다. 아, 잠들지 않는 밤. 누에콩을 한 줌 쥐어 아가리에 쑤셔 넣었다. 어쩐지, 내장에서 시궁창 냄새가 나는 듯하다.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밀었다. 곧장 바깥으로 나가 널브러진 목 잘린 꽃들을 짓이겼다. 밟고, 또 밟았다.
*찬쉐의 소설을 읽어보지 않으면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