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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의 전략: 선택의 순간에서 배우는 승리의 법칙 2편

프로모션: 작은 행동이 큰 성과로 이어지는 원리

by 에투알 주아
_cd22c5e8-9266-4a0c-8b21-2d8f5a90d340.jfif 폰(pawn)은 체스에 사용되는 말 중 하나이다. 장기의 졸에 해당하며, 가장 약한 말이다.
폰은 체스의 영혼이다

1. 가장 약함이 가장 강한 가능성으로

프로모션(승격)은 폰이 상대 진영 끝줄에 도달하면 퀸, 룩, 비숍, 나이트 중 하나로 변신하는 특별한 규칙이다. 폰은 가장 약한 기물로 보이지만, 그 디자인 자체가 이 기물의 본질을 상징한다. 작고 단순한 형태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만들어진 폰은 한 칸씩 느리게, 그러나 꾸준히 전진하며 자신의 앞에 놓인 6칸을 넘어야 한다.


이 여정은 단순하지 않다. 적의 공격을 피하고 장애물을 극복하며 나아가는 과정에서 폰은 점차 그 가치를 드러낸다. 그 결과 상대 진영 끝줄에 도달했을 때 폰은 체스판의 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기물로 변한다. 이는 작은 행동과 꾸준한 전진이 결국 큰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 폰을 위해서 킹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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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1924), New York, NY USA, rd 6, Mar-23 Horwitz Defense: General (A40) · 1-0

1924년 뉴욕 토너먼트에서 카파블랑카(백)와 타르타코워(흑)가 맞붙은 경기는 프로모션의 강력함을 보여준다. 이 경기는 엔드게임에서 킹의 활동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치기 위해 자주 언급되지만, 그 본질은 적의 폰을 제거하고 자신은 패스폰을 만들어 프로모션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있다.


백은 폰 두 개(c3, f4)를 보호하지 않고 킹을 적극적으로 전진시킨다. 흑은 g열 패스폰과 체크메이트 위협을 막아야 하기에 기물이 매우 수동적으로 위치할 수밖에 없다. 결국, 흑은 d열 패스폰을 막지 못해서 경기를 포기한다. 프로모션을 앞둔 폰은 단순히 1점짜리 가장 약한 기물로 볼 수 없다. 목표에 가까이 감으로써 흐름을 완전히 바꿀 힘을 가지고 있다.



3. 작은 한 걸음이 큰 변화로

폰보다 가치가 높은 룩, 비숍, 그리고 퀸조차 엔드게임에서 폰을 막기 위해 움직인다. 작은 변화와 꾸준한 노력은 처음에는 미미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노력이 쌓이고 방향성이 더해지면, 그 결과는 예상치 못한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체스는 그러한 과정의 축약판이다.

폰은 무엇을 한 것일까? 단지 자기 앞의 6칸을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직진했을 뿐이다. 한 칸씩, 느리지만 꾸준히. 이 전진은 다른 어떤 행마보다도 확실하고 당당한 한 걸음이다. 우리는 사람이기에 완벽할 수 없다. 하지만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에서 보듯, 꾸준함과 올바른 방향이 결승선에 다다르는 핵심이다. 때로는 즉각적인 결과를 원하며 방향을 잃을 때도 있다. 그럴 때일수록 가장 확실한 한 걸음을 내디디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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