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싶습니다. 그게 가장 기쁜 일이에요.
매서운 겨울바람을 뚫고 두 시간씩 버스를 타고 오는 후배가 있어요. 집 근처 허름한 고깃집에서 마주 앉으면, 기름이 튀고 연기 자욱한 테이블 위로 형편없는 농담을 건네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후배는 진심으로 웃어주죠. 옷에 밴 삼겹살 냄새는 한 번의 세탁으로 지워지지만, 그가 보여준 행복한 미소는 몇 년이 지나도 제 가슴 한편에 선명하게 남아있어요. 후배는 제가 힘들 때 건넨 말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 더 큰 위로를 받은 건 저였어요. 무심코 건넨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는 사실이 제 삶을 더 따뜻하게 만들었거든요.
20대 초반, 저는 늘 관심의 중심이 되고 싶었습니다. SNS에 일부러 멋진 사진을 올리고, 많은 사람의 '좋아요'를 기다리던 때도 있었죠. 누군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서운해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늘 주목받고 싶어 했어요. 많은 사랑을 받는 게 능력 있는 사람의 증거라고 믿었으니까요. 그런 오만한 마음으로 보낸 10년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어요. 제가 그토록 원하던 사랑이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는걸요.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고 받는 고개 끄덕임 하나, 회사 후배에게 건네는 따뜻한 차 한 잔, 이웃과 나누는 짧은 인사. 이런 작은 순간들이 제 삶을 이토록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걸 미처 몰랐습니다. 추운 겨울날, 고깃집 불판 위에서 서로의 마음을 데우듯이요. 때로는 맛없는 농담으로, 때로는 서툰 위로로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만드는 일. 그것이 결국 저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어요. 사랑이란, 받는 것보다 주는 쪽이 더 자유롭답니다. 그리고 그 자유로움이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삶의 가장 특별한 순간들은 타인을 향해 한 걸음 내디딜 때 찾아온다는 걸요. 이 생이 끝나고 단 하나의 기억만 가져갈 수 있다면, 저는 그 순간들을 고르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었던, 그 소소하지만 빛나는 시간을요. 우리의 삶은 결국 이런 작은 순간들로 이뤄지니까요. 겨울밤 고깃집 숯불이 서로의 마음을 데워주는 따스한 온기로 가득 찬 순간들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