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우리는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는 꽤 많은 기준을 가지고 있다. 예의, 배려, 책임, 약속, 거리.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관계가 흔들리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그런데 정작 나 자신에게는 어떤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가? 나는 나를 얼마나 정직하게 대하고 있을까? 그리고 나는 스스로를 얼마나 믿고 있을까?
돌아보면, 가장 먼저 무너지는 건 항상 ‘나와의 관계’였다.
타인의 배신보다 더 깊은 상처는 내가 한 약속을 내가 지키지 못했을 때 생긴다.
미룬 일들, 외면한 감정들, 반복해서 넘긴 경고들.
타인을 위한 기준은 높은데, 정작 나를 대할 때는 이상할 만큼 느슨했다.
자기 신뢰는 이런 사소한 틈에서 무너진다.
지속적으로 나를 실망시킨 사람을 우리는 믿지 않는다.
그 사람이 타인이든, 나 자신이든.
나는 나에게 너무 쉽게 약속을 했다.
“오늘은 꼭 정리하자.”
“다음 번엔 더 이상 상처받지 말자.”
“이번에는 제대로 끝내자.”
그런데 가장 먼저 깬 것도 나였다.
이런 작은 배신이 쌓이면,
어느 순간 스스로를 믿을 수 없게 된다.
자기 신뢰가 무너진 사람의 특징은 명확하다.
타인의 의견에 쉽게 흔들리고, 결정을 미루고, 관계에서 불필요하게 소진되고, 불안 앞에서 주저한다.
근거 없는 불확실성에 압도되는 이유도 결국은 나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 신뢰는 거창한 결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아주 작은 규칙 한 줄에서 시작된다.
1)하루에 한 번은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
2) 감정이 요동칠 때 도망가지 않고 이름 붙여보는 것.
3) 남을 선택하기 전에 나의 우선순위를 먼저 확인하는 것.
4)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을 미룰 때 스스로에게 이유를 묻는 것.
이 작은 행동들이 나의 기반을 만든다.
이것이 바로 ‘내 시스템’의 시작이다.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 사람은 강인해서가 아니라 기준이 있어서 흔들리지 않는다.
그 기준은 세상이 준 것도, 누군가가 대신 만들어준 것도 아니다. 수많은 자기 확인과 자기 약속을 통해 조금씩 구축해온 나만의 작동 방식이다.
이 시스템이 단단해지면 타인의 기대는 더 이상 기준이 되지 않는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이렇게 운영된다”는 조용한 확신이 생긴다. 그 확신이 바로 자기 신뢰의 핵심이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나를 가볍게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배려와 예의를 나 자신에게도 적용하기로 했다.
내가 나를 함부로 대하면 세상도 나를 그렇게 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 신뢰는 타인을 이기는 힘이 아니다.
상황을 통제하는 힘도 아니다.
그것은 나라는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 세우는 일이다.
가장 오래 함께 살아야 할 사람을 가장 소중하게 대하는 일.
나는 이제 내가 만든 기준으로 살아가기로 한다.
부정확한 타인의 기대가 아니라 내가 세운 명확한 시스템으로.
그리고 그 시스템 안에서, 나는 나를 믿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