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드는 시대가 끝나고, 의도를 설계하는 크리에이터가 남았다
이번 CES 2026에 가기 전, 나에게는 큰 고민이 있었다. 예술적 감각으로 창의적 창작 작품활동을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쳇 GPT와 여러 생성형 AI툴을 소개하고 자신들의 창작활동에 활용할 목적으로 한 교육에 대한 회의감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죄송한 마음이고, 그분들에게 괜히 알려준 건 아닐까 하는 후회가 계속 남는다.
나는 6년째 우리나라 전통공예 분야의 전수조교와 이수자들을 대상으로 '창의적 사고확장'과 레지던시 작가양성 과정을 설계하고 강사와 멘토로 진행해오고 있다. 그리고 2년 전부터는 전체 교육과정 안에 ‘생성형 AI 활용’이라는 주제를 추가했다. 그 시점에서 이 선택의 이유는 명확했다. 새로운 도구를 외면하지 말자는 것이었고, 시대의 변화를 작업 안으로 주체적으로 끌어들이자는 의도였다.
첫 생성형 AI 강의 날의 장면은 아직도 선명하다. 모두가 서툴렀고, 낯설어했지만 눈빛만큼은 분명히 신세계를 만난 얼굴이었다. 고백하자만 나는 그들의 기대에 흥분해있었다. 창작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각자의 창작 언어를 더 확장해 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금씩, 그들은 자기만의 감각 언어를 잃어가고 있었다. AI에 의존하기 시작했고, 정확히 이해하지도 못한 그럴듯하고 달콤한 문장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다.
오랫동안 그 작가들을 지켜본 한 큐레이터는 도록 원고를 감수하다가 실망을 숨기지 못한 채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하소연이었다.
투박하지만 솔직했던 전달력,
늘 써오던 단어에서 풍기던 고유한 글의 냄새,
사람을 끌어당기던
‘말하지 않은 여백’의 힘.
그 모든 것이 사라지고 있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뒤늦게 하나의 질문이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지금에 와서야 고백하지만, 그 원인에는 나의 교육 설계도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AI가 침범하지 말았어야 할 영역이 바로 여기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마음이 급해졌다. 한시라도 빨리 되돌려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시작될 2월의 레지던시 과정은 분명히 달라야 한다.
어떻게 하면 그들이 다시 자신의 언어로 숨 쉬게 할 수 있을까.
생성형 AI로 덧씌워진 그럴듯한 껍데기를 벗겨내고,
다시 자신의 감각과 문장, 자기만의 호흡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
이 질문과 고민을 붙든 채 나는 이번 CES 2026에서 유난히 <Creator Space>에 오래 머물렀다. 전시 기간 4일 기간 중 무려 이틀을 여기서 크리에이터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이번 CES 2026에서 내가 가장 오래 머문 공간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한가운데 자리 잡은 <Creator Space>였다. 최근 몇 년간 내 관심사는 분명했다.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을 둘러싼 인간의 의도와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이 만들어내는 질문-AI이후, 크리에이터는 이제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가-였다.
여기 <Creator Space>는 그런 질문을 품고 지켜보고 그 답을 조심스럽게 찾은 것 같다. AI는 크리에이터에게 속도와 효율이라는 선물이고 훌륭한 도구이다. 그러나 그 선물 앞에서 크리에이터의 중심은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강하게 느꼈다.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묻고 있다. 지금의 AI가 준 선택이 어떤 관계를 남기는지, 그리고 이 결정이 10년 뒤에도 생명력을 지닌 콘텐츠로 남을 수 있는지를. 그들의 의도와 선택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래서 이 글은, 내가 찾은 혜안을 네 개의 막을 관통하는 글로 정리하려 한다.
1막|Creator Economy는 어디까지 왔는가
2막|볼륨의 시대에서 임팩트의 시대로
3막|AI를 쓰지 말라는 게 아니다. 앞에 두지 말라는 것이다.
4막|콘텐츠 생산자가 아니라, 인간의 의도 설계자
에필로그|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AI가 속도와 풍요를 제공한 시대에 크리에이터들이 무엇을 더 빨리, 더 많이, 더 잘하게 되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 했는지를 짚어보기 위함이다. 때문에 이 글이 주목하는 것은 AI기술의 성취가 아니라 그 기술을 마주한 크리에이터들의 태도와 중심이다. AI 앞에서 방향을 바꾸지 않은 사람들, 환경이 급변하는 와중에도 자신의 축을 스스로 점검하고 지켜낸 선택들이다.
이 글을 통해 분명히 하고 싶은 메시지는 명확하다.
AI의 풍요 앞에서도, 크리에이터의 중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기술이 바뀌어도, 그들이 향하는 방향은 무너지지 않았다.
환경은 급변했지만, 크리에이터를 지탱하는 축은 그대로였다.
이 네 개의 막은 결국, “무엇을 더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끝까지 지켜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 CES 역시 예상대로였다. AI는 정글처럼 빽빽했다. 자동화, 생성형 AI, 에이전트, 스케일. 기술은 더 빠르고, 더 싸지고, 더 쉬워졌다. 사람들이 몰린 대부분의 부스와 세션의 중심에는 로봇과 알고리즘이 있었다. 그런데, LVCC 중앙에 자리한 <Creator Space> 무대 위에서는 묘한 대비가 있었다, 패널에 오른 크리에이터들과 브랜드 리더들이 “AI”보다 훨씬 더 자주 꺼낸 단어들이 있었다.
Real.
Human.
Trust.
Community.
처음엔 의아했지만 곧 이 언어들이 기술에 대한 반발도, 부족함의 고백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AI가 이제 ‘충분히 잘하게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시 인간의 몫을 분명히 구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물음의 키워드는 '주도권'이었다.
“AI가 이렇게까지 대신 잘하는 시대에,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으로 주도권을 가져가야 할까?”
이 질문은 단일 세션의 화두가 아니었다. <Creator Space>에서 열린 거의 모든 대화와 패널을 관통하는 중심 질문이었다. 생성형 AI은 이미 성숙의 단계에 들어섰고, 초기에는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들은 열광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은 '경쟁'을 초점에 두고 있었다. ‘무엇을 생성해 낼 수 있는가’가 아니라, 콘텐츠의 브랜드 소비자 측면에서는 ‘누가, 어떤 맥락에서, 왜 선택하게 되는가’로의 이동이 더욱 도드라지고 있음을 직감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사람을 믿고,
사람의 경험과 진정성,
그리고 그 사람이 속한 커뮤니티의 맥락에 반응한다.
AI는 도구가 되었고, 신뢰는 다시 인간의 영역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이 글은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북미 시장에서 크리에이터와 협업을 고민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얼마나 많은 노출을 만들 것인가”보다 먼저
“어떤 신뢰 구조 안으로 들어갈 것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이후의 이어지는 막에서는 CES <Creator Space> 세션에서 포착한 현직 크리에이터들의 생각과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그들은 어떤 이유와 믿음으로 지금의 AI의 풍요 앞에서도 그들이 흔들리지 않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AI라는 기술을 마주한 크리에이터들의 태도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AI가 건네준 수많은 선물 앞에서조차 그들이 방향을 바꾸지 않고 지켜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차분히 들여다볼 것이다.
(Session: State of the Creator Economy)
“이제 포화된 시장 아닌가요?”
Creator Economy를 두고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은 이것이다. Creator Space에서도, 이 질문은 여러 형태로 반복됐다. 그리고 이 질문에는 묘한 전제가 깔려 있다.
기회는 줄었고, 돈은 말랐으며, 이제는 늦었다는 감각.
이 질문에 Lea Haberman (UCLA 강사, Creator Economy 분석가)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Creator Economy는 더 이상 실험 단계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끝난 시장도 아니에요.
이제 ‘진짜 경쟁’이 시작된 겁니다.”
이 말은 위로가 아니라 정확한 진단에 가까웠다. Creator Economy는 식은 것이 아니라, 정제되고 있었다.
여러 패널이 공통적으로 짚은 변화는 분명했다. Creator는 더 이상 브랜드의 ‘미디어 채널’이 아니다. 도달률과 노출을 대신해 주는 외주 매체도 아니다.
브랜드가 지금 원하는 것은
얼마나 많이 퍼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함께 갈 수 있느냐였다.
Jennifer Cho (CreatorIQ CCO)의 말은 이 변화를 정확히 짚었다.
“단기 캠페인은 성과를 냈지만, 장기적인 신뢰를 남기지 못했습니다.
지금 브랜드들이 묻는 질문은 단 하나예요. 이 사람과 6개월 뒤에도 함께할 수 있을까?’”
질문이 바뀌면, 계약도 바뀐다. 그래서 요즘 계약서의 구조는 이렇게 이동하고 있다.
단발 콘텐츠 → IP 공동 소유
광고비 → Equity, Revenue Share(지분, 수익쉐어)
조회수 → Back Catalog(맞춤형 콘텐흐 카테고리)
이 변화는 단순한 조건 변경이 아니다. Creator를 ‘비용’이 아닌 ‘파트너’로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그래서 Creator Economy를 “포화”라고 부르는 해석은 정확하지 않다.
보다 정확한 표현은 이것에 가깝다. 가벼운 돈이 빠져나간 상태.
그 결과, 현장의 크리에이터들은 거의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더 오래 설명해야 하고
더 많은 맥락을 책임져야 하며
관계의 뒷부분까지 감당해야 한다
이제 크리에이터에게 요구되는 것은
속도보다 방향,
노출보다 신뢰,
성과보다 누적이다.
핵심 메시지는 “Creator Economy는 끝난 게 아니라,
이제야 진짜 실력 싸움이 시작됐다"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남은 질문은 이것이다.
그렇다면 이 ‘진짜 경쟁’에서 선택받는 Creator는 무엇이 다른가?
그리고 브랜드와 시장은, 어떤 기준으로 그 차이를 구분하기 시작했는가?
AI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현실세계에의 실제행동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 역설은 이번 CES Creator Space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 장면 중 하나였다.
AI는 콘텐츠 생산의 비용을 거의 0에 가깝게 만들었다.
기획, 편집, 자막, 썸네일.
예전 같으면 팀과 시간이 필요했던 작업이, 이제는 몇 번의 프롬프트로 가능해졌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Jonathan Stanley (Lowe’s Social & Influencer Lead)는 이 지점을 정확히 짚었다.
“콘텐츠는 넘쳐납니다.
하지만 고객의 삶에 실제로 영향을 준 콘텐츠는 많지 않아요.”
이 말에 가장 설득력 있는 답을 보여준 사람이 바로 Mason Smith, DIY 크리에이터 Dad Social이었다. DIY 크리에이터 Mason Smith(Dad Social)는 실제로 삶의 영향을 주는 콘텐츠의 중요한 속성을 하나 짚어 준다. 그는 집을 고치고, 문제를 해결하고, 직접 몸을 쓰는 콘텐츠로 2천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가 강조한 영향력은 ‘콘텐츠 전략’이 아니었다. 화려한 이미지와 영상이 아닌, 실제로 뭘 했는지에 사람들이 반응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가 강조한 것은 ‘콘텐츠 전략’이 아니었다. 알고리즘도, 업로드 빈도도, 포맷 최적화도 아니었다. 화면 안의 연출이 아니라, 화면 밖에서 벌어진 행동의 흔적이 남는다는 이야기다.
맞다. AI는 영상 편집을 도와줄 수 있다. 방법 빠르고 결과물도 아주 정교하고 훌륭하다. 하지만 직접 고치고, 직접 실패하고, 직접 책임지는 행동은 복제되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크리에이터의 행동이 가장 대체 불가능한 고유 자산이 된다.
AI는 콘텐츠를 만들고, 복제하고, 확장한다.
하지만 그 영향력에 책임지는 주체는 여전히 인간이다.
“콘텐츠는 복제되지만,
현실에서의 행동은 복제되지 않는다.”
그리고 질문은 자연스럽게 남은 질문은 이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드와 시장은, 이 ‘현실의 행동’을 어떻게 신뢰와 계약의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는가?
그리고 크리에이터와 스타트업은, 이 임팩트를 지속 가능한 관계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까?
이 세션의 제목에는 이미 역설이 담겨 있었다.
The AI Paradox.
AI는 분명 강력하다. 하지만 그 힘이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문제는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두느냐였다. Allison Stransky (Samsung Electronics America CMO)는 이 지점을 분명히 했다. 그녀의 메시지는 단호했지만, 오해의 여지는 없었다.
AI는 도구다. 그리고 도구는 전면에 설 때 가장 위험해진다. 그래서 그녀는 말했다.
AI를 부정하지 말 것.
하지만 절대 무대의 주인공으로 세우지 말 것.
Freddie Debaghi Crispin (Chief Transformation Officer)는 보다 현실적인 우려를 덧붙였다. AI는 크리에이터를 더 빠르게 찾을 수 있고, 브랜드와의 매칭도 훨씬 정확해진다. 효율만 놓고 보면, 이전으로 돌아갈 이유는 없다. 하지만 효율만 앞세우는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을 잃게 된다고 그는 경고했다.
그것은 데이터로 측정되지 않는, 그러나 관계의 성패를 가르는 인간적인 감각이다.
“앞에 두지 말라”는 말은, AI를 뒤로 숨기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해석하는 편이 정확하다.
앞에 두지 말아야 할 것은 AI가 아니라,
사람을 가려버리는 모든 장치다.
AI는 가속기일 수는 있어도, 신뢰의 출발점이 될 수는 없다. 흥미로운 점은, 크리에이터의 고객이자 파트너인 브랜드들이 실제로 우려하는 지점이 AI 사용 여부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진짜로 묻는 질문은 훨씬 구체적이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기술이 사람을 가리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이 세션의 결론은 명확했다. AI는 무대 뒤에 있을 때 가장 강력하다. 그리고 무대 위에는, 여전히 사람이 서야 한다는 것이다.
설명하는 사람,
책임지는 사람,
관계를 남기는 사람.
그 자리는 아직, 그리고 앞으로도 인간의 몫이다.
“AI는 주인공이 될 때 실패하고,
조력자가 될 때 성공한다.”
그리고 남은 질문은 이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는,
이 ‘사람 중심의 신뢰’를 어떤 방식으로 계약과 구조 안에 고정시키고 있는가?
그리고 스타트업은, AI를 활용하면서도 사람을 전면에 세우는 협업의 설계도를 어떻게 그려야 할까?
(Session: Creativity at Scale – Freepik)
AI시대는 창작자의 정체성은 조용하지만, 분명히 바뀌고 있다. Freepik의 Joseba Gestas(Head of Design Tools)는 그 이유로 창작의 단위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와 시스템을 강조한다.
창작의 ‘단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한 편의 이미지, 한 개의 영상이 경쟁의 중심이 아니다는 의미이고, 크리에이터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계속 만들어지도록 설계할 것인가에 방점을 찍고 있다.
분명히, Freepik이 제시한 개념은 ‘System’이다. 콘텐츠가 아니라, 시스템이 경쟁력이 되는 순간이다. 이 시스템이라는 건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궁금적으로 구조의 문제로 봐야 하는 지점이다.
브랜드 톤
색상, 레이아웃
레퍼런스 이미지
Human-in-the-loop
통제 가능한 워크플로우
이 요소들은 모두,
무한 생성이 가능한 시대일수록, 시스템의 제약과 기준은 창작을 막는 것이 아니라 의도를 지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Enrique Lopez(Freepik Community Lead)는 이 지점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한 생성의 시대에 경쟁력은 더 많이 만드는 게 아니라,
의도를 유지하는 능력입니다.”
AI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무엇을 만들지 않을지는 여전히 인간의 의도와 판단 영역에 남아 있다. 이제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생산자가 아니라, 인간의 의도가 얼마나 잘 흐르는 경로를 설계하는 사람이 된다. 창작의 목적과 대상이 인간의 의도로 확장되고 있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콘텐츠가 아니라,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구조가 좌우할 것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역할 전환이 아니다. 창작의 목적 자체가 확장되고 있다. 이전의 창작이 ‘결과물’을 향했다면, 이제의 창작은 의도, 맥락, 반복 가능성을 향한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콘텐츠 그 자체가 아니라, '크리에이터와 독자, 양 쪽의 의도'가 만들어지는 구조가 좌우할 것이다. 문제는 누가 더 많이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같은 톤과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가다.
AI 시대의 크리에이터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이 만들어질지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제, 남은 질문은 이것이다.
그렇다면 이 ‘의도를 설계하는 능력’은 크리에이터 개인의 역량을 넘어,
브랜드·스타트업·시장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그리고 이 모든 막을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
AI가 성숙한 시대에, 결국 선택받는 주체는 누구인가?
AI는 크리에이터에게 속도와 효율이라는 선물을 건넸다. 그러나 그 선물 앞에서 크리에이터의 중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묻고 있다. 이 선택이 어떤 관계를 남기는지, 그리고 이 결정이 10년 뒤에도 설명 가능한 이야기로 남을 수 있는지를.
AI는 이미 성숙했다. 때문에 이제 시장은 더 이상 기술을 묻지 않을 것이다. 대신 이제 콘텐츠 시장은 인간의 의도를 선택한다. 늘 그랬듯이 기술이 성숙할수록 사라지고, 우리의 선택의 기준은 더 인간적인 것으로 돌아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제 콘텐츠 시장이 선택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의도다. 도구가 고도화될수록, 기준은 오히려 더 인간적인 방향으로 되돌아간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왜 그 방향을 택했는 가다.
다음 글에서는, 이 네 개의 막을 관통하는 하나의 선택 기준을 정리하며 북미 진출 단계에서의 현지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전략과 실행 체크리스트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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