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화해중
아빠를 저 멀리 보내드린지 벌써 이십여 일이 지났다. 아직도 믿기지 않은 일이지만 그냥 또 그렇게 삶을 받아들이는 중이다. 슬픔도 잠시, 다시 일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웃기도 한다.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그립고 아쉽고 허무하고 많은 감정들이 오고 간다. 이 또한 지혜롭게 지나가 봐야지.. 어디로 갔을까 찾지 말고, 마음속 아쉬움은 기록으로 담아놔야겠다. 그게 나에겐 최선의 애도 방식이 될 테니까.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2005. 06. 15
길에 나선 사람은 누구나 어디로 무엇하러 가는지 알고 간다. 그러나 놀랍게도 간절히 원하여 환도 인생(環道人生)한 우리네 인간들은
어디서 왔고 죽은 후에 어떻게 되는지, 어디로 가는지 대개는 알지 못한다. 생각하는 것 자체를 버거워하지.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모르고 그냥 산다.
길을 잠시 헤매어도 속상한데 한 평생 헛살았다면 얼마나 허망하겠는가?
사랑하는 봄내야.
어려운 주제지만 너무나 중요해서 비껴갈 수 없다.
우주의 먼지(宇宙塵)로 부터 시작한 생명의 최종 희망 목적지는 '인간'이다.
풀, 나무, 벌레, 동물,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의 희망 도착점인 사람의 다음은
[영(靈)의 힘을 키워 죽음과 윤회(輪回)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 - 완전한 생명 갖춤]이다.
<그 나이 때 그걸 알았더라면...> 그러한 생각으로 네게 글을 써왔다. 아마 너 초등학생 때 '예, 복습 요령'메모가 시작이고 이번이 최종 편이 될 것 같다. 다음은 '영력(靈力) 키우기'에 대하여 세상에는 없는 공부를 해 보자.
"인간은 살아서는 지상(地上)에, 죽어서는 공간(空間)에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