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4 저녁기록 _
전쟁터에서 이제는 나와도 되었다.
패배해서가 아니라,
충분히 싸웠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전쟁터로부터
나를 해방해도 되는 걸
확인한 날이다.
매주, 매일, 매시간의 감각이
선명하게 그어진다.
그 감각은
이제와 다른 삶을 살려는 몸이 되길 바라는
갈망의 부산물이다.
나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삶으로
가고 있는 것.
그것이 내 의지도, 내 바람도 아닌 상태로 왔지만
이렇게 도착한 나를
나는 받아들이려 한다.
세상에는
할 수 없던 많은 말들이
바닥에 떨어져 훼손되지 않게
이슬 같은 얇은 막을
만난 날이기도 하다.
내가 만날 다음 시간은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를 흔드는 사건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럼에도
오늘은 여기까지면 충분하다.
지금 이 기록들은
그 사건의 충격에서
조금 더 유연하게
나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준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