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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은금주 Feb 19. 2021

설경을 따라가 만난 장수의 맛있는 밥상

태초의 아름다움과 맛을 간직한 장수로 떠나는 미식 여행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날 여행지에서 설경을 마주한 이는 안다. 모든 것이 하얗게 눈으로 덮이는 풍경은 자연이 선사하는 순백의 간결함으로 영혼까지 맑게 만들어 버린다는 것을. 실타래처럼 얽힌 감정도 금세 잊고 아이의 동심을 갖게 하는 마법의 시간이다. 거기에 로컬푸드로 차려진 정성 가득 한 끼와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정겨운 이웃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피로가 높아진 우리는 자연 안에서 오롯하게 회복하는 쉼이 필요하다. 그저 드라이브하며 창밖으로 보이는 자연경관만 봐도 좋을 만큼 청정 장수로 미식 여행을 떠나보자.



장수의 깊은 품속으로 다가서다

설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을 손꼽자면 강원도 대관령, 제주 한라산에 이어 장수를 들 수 있다.

전라북도에서 가장 높은 곳,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사이 동쪽으로는 경남 함양과 나뉘고 서쪽은 진안, 북쪽은 무주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해발 400-500m의 너른 분지에 장안산, 백운산, 팔공산, 덕유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예부터 기암괴석, 수려한 계곡이 많아 명승지로 주목받았다. 덕유산 자락을 두고 마주한 경남 거창의 산세가 직선적이고 터프하면 장수의 산세는 둥글고 포근한 느낌이다. 둥글둥글 산세에 소복하게 눈이 쌓이니 포근함이 깊어진다.


인구 2만 3천여 명이 채 되지 않는 소도시.  長(긴장 자)와 水(물 수) 자 지명의 장수는 금강의 수원지로 산과 계곡, 물이 풍부한 곳이다. 꽁꽁 언 계곡과 주변의 산세가 어우러지니 곳곳이 산수화로 차고 넘치는 풍경이다. 이런 풍경을 마주하면 옛 문인들이 붓을 잡는 이유나 지금의 우리가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그 마음은 같을 것.




발견하고, 음미하는 자연 속 미식 행복


모든 생명이 튼튼해지는 해발 500 고지, 레드푸드 파라다이스 장수.

산간 지대의 계절의 온도 차이와 밤 일교차에 당도 높은 탐스러운 열매가 자란다. 장수의 대표 특산품은 사과와 오미자, 토마토, 한우, 약용작물, 표고버섯, 파프리카를 손꼽는다. 높은 고도의 기후로 식재료의 조직이 치밀하고 향과 맛이 진하다. 장수의 미식 여행은 로컬푸드 마켓에 들려 사과 주스 & 오미자 주스를 시원하게 마시고 시작하자.




장수 농부의 만찬 ‘장수 밥상’



백마지기 농사를 짓고 10남매의 밥상을 차려냈던 이장님 부부의 자애로운 손맛 담긴 농가 맛집. 손수 키운 시절 식재료와 산과 들에서 캔 나물을 다듬고, 말리고, 발효시킨 정성과 기다림으로 완성된 깊은 맛이 담긴 곳. 장수 밥상 안주인의 탁월한 솜씨와 장수의 떼루아가 오롯이 담긴 20첩 밥상을 맛볼 수 있다



식전 따뜻하게 내주는 차는 식욕을 돋게 하고 두릅, 방풍나물, 고사리, 취나물 등 묵나물과 장아찌는 제철의 향 오롯이 품어 밥상 위를 수놓는다. 정성스럽게 손질한 영광 굴비는 내장까지 맛있게 먹을 만큼 안주인만의 비법이 담겨있다. 손길이 가장 많이 간 음식은 참외와 깻잎 장아찌인데. 참외장아찌는 아삭하고 맛있는 맛을 내는 숙성 시기를 맞추는 것이 까다롭고 누렇게 익을 때 수확해 만든 깻잎 장아찌는 보태는 정성이 배가 든다고. 특히 장수 밥상의 백미는 장수 한우로 만든 고추장 육회와 겨우내 말려둔 시래기에 된장으로 맛을 낸 장수 한우 전골로 풍미도 좋지만 기운 채우는 보약이 따로 없다.


이곳은 밥집 장사가 목적이 아닌 농촌 로컬 푸드의 맛을 선보이는 농가 밥상이기에 하루에 최대 5팀만 예약받아 운영되니 사전 예약 필수!

가격 장수 밥상 한우 전골 정식 4인 75,000원




여행자의 쉼터, 숲 속 카페  ‘긴물찻집’

긴 (長) 물(水)을 닮고 싶어, ‘차’를 만들다.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따라 한 참 올라가야만 닿을 수 있는 긴물찻집. 손수 지은 흙집 속 행복한 부부가 향기 좋은 야생 수제차를 만들고 있는 곳이다. 쑥, 생강나무, 작설차, 고욤잎, 서리 맞은 뽕잎 등 평소 접할 수 없는 귀한 백가지 산야초 순을 덖어 사계절을 낸다. 커피 중독자를 위해 직접 로스팅한 원두에 커피를 내리고 인근 산속에서 철철이 피는 도라지, 맨드라미, 오이꽃을 따다 고르곤졸라 피자의 토핑으로 낸다. 한 여름에는 직접 담근 오디청과 팥소로 만든 수제 오디 팥빙수가 인기다.




내게는 장수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여행의 목적이 되는 곳.

찻집 안 목탄 난로의 타닥타닥 장작불 소리가 공간의 속삭임이 될 때 백가지 새순으로 만든 긴물차 한잔을 마시면 어느새 몸과 마음은 온기로 가득해진다. 찻집을 나설 때 무심코 올려 본 하늘은 쏟아질 듯 별빛으로 가득하다. 아무것도 아닌 날에 강렬할 만큼의 여운이 남아 다시 올 것을 다짐하게 되는 것. 그것이 여행의 낭만이다.

  

긴물 찻집은 산 중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폭설이 잦은 1월은 문을 닫는다. 봄소식이 오는 2월부터 개장을 하니 방문 전 전화 문의 필수.  




자연휴양림과 계곡

방화동 자연휴양림

언택트 여행으로 숲 속 도보 여행과 차박을 찾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코스다.  

장안산 기슭에 조성되어 있으며, 덕산계곡에서 방화동 계곡으로 연계되는 코스에 자연학습장, 모험놀이장, 산림욕장 등의 시설이 마려되어 있다. 깨끗한 계곡을 따라 조성된 방화 생태길은 울창한 숲의 절경과 계곡의 청량한 물소리를 들으며 편히 걸을 수 있다.


푸른 언덕 위에서 자라는 장수 馬, 장수목장에서의 승마 체험

장수는 말 산업 특구로 지정되어 승마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대한민국 내륙 최대 경주마 생산지인 장수는 실내마장 및 야외 마장, 말수영장 보유하고 있으며 혈통 좋은 종마가 관리되고 있다. 특히 승마의 대중화를 위해 전국 최고의 시설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승마를 체험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시 운영 여부 확인 필수)


무진장 583 양조장

덕유산 끝자락에 위치한 장수는 계곡이 깊어 물이 맑고 깨끗하다. 물 좋은 장수에서 수제 맥주에 관심 있는 농부들이 모여 정성껏 맥주를 만들고 있다. 직접 양조한 홉향 가득한 수제 맥주,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담백한 화덕 피자를 구워 장수의 향과 맛을 전해준다.







장수 여행 정보


긴물찻집

천천면 삼고길 270-3

010-4174-5826


장수밥상

전북 장수군 산서면 용암길 57

063-351-3724


583양조장

장계면 의암로 583-8

063-353-5515


장수 한우 명품관

전북 장수군 장수읍 군청길 19

063-352-8088


장수 로컬 푸드 구입처

장수 오미자와 사과 외

www.장수 몰. com


방화동 자연휴양림 (숙박 및 캠핑 가능)

장수군 번암면 방화동로 778

063-353-0855, 350-2475

www.jangsuhuyang.kr/banghwa1


와룡산 자연휴양림 (숙박 및 캠핑 가능)

장수군 천천면 비룡로 632

063-350-1404, 350-2477

www.jangsuhuyang.kr/waryong


뜬봉샘 생태관광지

장수읍 물뿌랭이길 10-18

063-353-7002


대곡관광지

장수군 장계면 논개 생가길 31-13

063-353-3533


한옥펜션 숙박 문의

063-353-3533

www.jangsu.go.kr/reserve






글 I 안은금주

한국 농촌 자원과 식문화를 발굴하고 가치를 높이는 로컬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CJ푸드빌 계절밥상, 도심속 로컬 레스토랑 '하베스트 남산', 평창 로컬푸드마켓 ‘바우파머스몰’, 농촌형 코워킹 스페이스 ‘안동 스페이스 마’, '임실앤치즈 하우스'를 기획했다. @eungeumju.an



사진 I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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