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 자신에게 묻는다.
존재만으로도 위로하는 누군가 나에게 있는지.
나는 사람들 가운데 섞여 있다. 그리고 교류하고 공감하며 사람들 속에서 크고 있다는 것도. 그렇다는 것도 알고 있다.
많은 도시 생활자들처럼 고립되어 있진 않지만 가끔씩은 혼자 크고 있다고 느낀다. 그런 외롭던 존재에게 따뜻하게 말을 걸어 주는 사람. 혹은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순간 안아주는 누군가.
먼지로 뒤덮인 뿌연 하늘 뒤로 보이는 회색 도시처럼 나의 색을 보지 못할 때. 믿지 못할 때,
나에게 말 걸어 주는 이를 믿는 것의 결말이 때로는 아프지만, 나를 믿어주는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은 회색빛 뒤에 가려진 파랗고 빨간 원래의 색을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형형색색의 색들은 주저앉은 무릎을 일으켜 주기도 한다.
그 본연의 아름다운 색들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살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보게 하는 것,
그리고 세상이 가진 색을 그대로 보여 주게 하는 것.
가진 게 없어도 다 가진 것 같게 해 주는 것
결국 그것은 인생의 끝에서 나를 웃게 할 것이다.
그렇다. 누군가는 때로 존재만으로 위로가 된다.
그렇게 누군가의 세상은 함께라는 단어를 알아가면서 가득해진다.
실로 사랑은 인생을 얼마나 빛나게 하는지 아직도 다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