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Vision Pro 체험

신기하네

by 지우맘

딸램이가 이건 한번 체험해 보라면서 어렵사리 예약했길래 정말 그 정성 때문에 갔다. 나는 이전에 한국에서 오큘러스를 몇 번 체험해 보기도 해서 진짜 가기 싫었다. 얘는 확실히 이과애라서 이런 거 체험하고 싶어 하는구나 싶어 내키지 않지만 전철 타고 갈아타고 쇼핑몰 내 애플매장을 방문했다.


20분 정도 기다려서 고글을 쓰고 직원이 세팅해 준 후,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어머낫! 이게 뭐야? 백사장에 내가 앉아 있다. 360도 다 보인다. 심지어 뒤로 돌아봤는데 뒤까지 보이네? 이거 뭐지? 이럼 진짜 비행기 타고 여행 갈 필요 없겠는걸? 특히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곳은 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편하게 앉아서 도슨트 설명 들으면서 내 눈앞에 펼쳐지는 작품을 감상할 수가 있는 걸. 이후에는 짧은 뮤직비디오 한 편이 상영되었는데, 이게 또 물건이다. 그 몰입감이란! 80인치 TV와는 차원이 다르다. 진짜 내가 영화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바로 앞에 적이 있고 입김도 느껴질 만큼 가까운 위치에서 주인공이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노래를 한다. 어휴~ 이건 뭐...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콘텐츠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웬만한 영화는 흑백영화처럼 보이겠는걸? 오큘러스로 스키장 리조트 체험을 해 보긴 했지만 이런 영화 안에 들어온 경험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이것도 역시 오길 잘했네. 귀찮아도 새로운 경험은 하는 게 좋다. 이런 새로움들이 모여 나를 새롭게 한다.


감동에 감동을 더하고 딸래미에게 고글을 건네주려 했더니 자기는 이미 예전에 체험해 봤다고 한다. 자기가 해 보고 싶어서 오자고 한 줄 알았더니 이미 자기가 경험해 보고 신기해서 엄마 데리고 왔구나 싶어 마음이 시큰해졌다. 이 볼거리 없는 애틀란타에서 어떻게든 엄마한테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해 주고 싶었나 보다. 이래서 사람들이 서로 부대껴가며 사나 보다. 남한테 피해 안 주고 나도 도움 안 받고 살면 신간 편할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은 게 세상이다.


이번 일 겪으면서 주변에서 얼마나 도움을 많이 받았던가. 나도 있는 힘껏 도우면서 살아야겠다. 너무 내 시간을 지키려고만 하지 말고 시간하고 정성, 돈 할애하면서 주변인들 돕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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