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꼼뮨, 불타오른 며칠의 노래

by 은파랑




세상은 때론 짧은 순간에 영원을 새긴다.

1871년 봄, 파리는 잿빛 재와 꽃잎이 섞여 날리던 도시였다.

제국의 폐허 위에서 민중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스스로를 불태우는 길을 택했다.

파리 꼼뮨.


거리마다 벽보가 붙었다.

“인민이여, 스스로를 다스리라.”


피로 물든 바리케이드는

두려움보다 더 큰 희망의 증언이었고

가난한 이들의 손바닥에서 쥔 총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선언이었다.


그들은 삶을 다시 쓰려했다.

학교는 누구에게나 열렸고

예술은 굶주림 너머로 노래했다.

자유는 꿈이 아니라

길모퉁이의 벽돌처럼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이 되었다.


붉은 깃발이 펄럭이던 날들은

72일, 고작 그뿐이었다.

대포는 성벽을 무너뜨렸고

총검은 사람들의 가슴을 찔렀다.

마지막 바리케이드가 쓰러질 때

파리의 하늘은 검은 연기와

붉은 피로만 가득했다.


그럼에도 꼼뮨은 지워지지 않는다.

불길 속에서도 인간은 노래했고

패배 속에서도 미래를 꿈꾸었다.

그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묻는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살 것인가?

우리는 어떤 세계를 남길 것인가?”


파리 꼼뮨은 패배한 혁명이 아니다.

그것은 꺼지지 않는 불씨

세대를 건너뛰어 여전히 불을 옮기는 이야기다.

우리가 글을 쓰는 일도 어쩌면 불씨와 닮았다.

짧고도 불안정하지만

그 속에서만

진정한 회복과 희망을 발견한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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