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치료 6개월 차

무발화에서 한 단어 발화로

by 주다이

작년 10월이었다. 드디어 회사에서 2년간 진행했던 큰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다. 이때 내 아이는 16개월 정도였다.


그동안 아이에게 소홀했던 나를 만회하려, 아이와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내려 했고, 그중 일과가 예방접종이었다. 접종날, 의사 선생님이 '아이가 발달은 잘하고 있나요? 말은 하나요?"라고 물어보셨다. 순간 나는 '어.. 아니요 아직 의미 있는 말을 못 합니다'라고 대답하였고, 선생님은 '엄마, 아빠는 하지요?"라고 되물으셨고, 나는 그때 '아니요'라고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은 이 연령대에 의미 있는 발화가 없는 건 문제라며, 정밀검진(베일리검사)을 받을 것을 권유하셨다.


순간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고, 집에 와서 미친듯이 검색을 시작했다. '무발화', '베일리검사', '언어장애' '자폐' 등 많은 검색어들 속에 혼란스러웠고, 우선 소아정신과를 예약하고, 언어검사를 예약했다.


지금은 있었던 일은 담담하게 써 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괜찮아졌지만, 그 당시에는 억장이 무너질 정도로 힘들었다. 워킹맘의 죄책감, 엄마로서의 한계 등 불안가득한 감정상태였다. 누가 내 인생 제일 힘든 순간이 언제였나?라고 물어보면, 이때가 내 인생의 암흑기라고 당연코 말할 수 있다.


바로 그다음 주부터 아이는 언어치료를 일주일에 3번씩 받기 시작했고, 언어치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때부터 나는 아이와 매일 밀도 있는 2시간을 보내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18개월 차에 아이는 어느 순간 '엄마'를 하고, '아빠'를 말하고, 23개월이 가까워지는 지금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로 한 단어 발화를 하고 있다.


"24개월에는 두 단어를 붙여서 말해야한다" 등의 기준은 있지만, 나는 내 아이가 그래도 자기만의 속도로 가고 있다고 믿고 그 속도에 맞추어서 따라가 주기로 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느낀 건 아이는 나의 불안을 먹고 자라는 것이 아니라, 내 사랑을 먹고 자란다는 것이다.


내 눈을 바라보면서 씩 하고 웃는 아이를 보면서 나는 오늘 또 느낀다, 아무런 조건 없이 아이에게 주는 사랑이 오히려 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구나. 삶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라는 걸 아이를 양육하며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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