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사라사테는

정말 37년간 하루에 14시간씩 바이올린을 연습했을까?

by Alfius Historographus
37년간 하루 14시간씩 바이올린을 연습했는데,
사람들은 나를 가리켜 천재라고 부른다.


SNS 글에서 파블로 사라사테가 하루에 14시간씩 바이올린을 연습했다는 내용을 보고 그 진위에 대해 잠깐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널리 퍼져 있지만 자칫하면 여러 사람을 잡을 수도 있는 이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과연 사실일지 의심스러워 요즘 역사가답게 AI의 도움을 받아 팩트 체크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한 AI 유료버전에 유명한 인용구인 “A genius! For 37 years I’ve practised fourteen hours a day, and now they call me a genius! 를 치고 누구의 말인지 알려 달라고 정중히 부탁했습니다.


답은 이렇습니다.


이 유명한 문구는 스페인의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 파블로 사라사테(Pablo Sarasate, 1844-1908)의 말입니다. 이 말은 누군가가 사라사테를 '천재'라고 칭했을 때 그가 한 반응입니다.

그는 자신의 성공이 단순한 재능이 아닌, 37년간 하루 14시간씩 쏟은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임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이 문구는 여러 문헌에서 반복적으로 인용되며 성공의 비결은 재능보다는 꾸준한 노력과 헌신에 있다는 교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 문구가 나와 있는 신뢰할 만한 자료를 알려달라고 물었습니다.


답은 이렇습니다.


이 문구는 여러 신뢰할 만한 자료에서 확인됩니다: 이 문구는 약간의 표현 차이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으로 여러 자료에서 반복적으로 인용되고 있어 신뢰성이 높습니다. Quotes.net, Goodreads, Tamino Autographs, Forbes 매거진에서 이 문구를 역사적 발언으로 인용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신뢰할 만한 자료로서의 가치가 없으니 건너뛰고 Tamino Autoghraphs의 해당 페이지를 찾아봤으나 해당 문구는 없었습니다.


다시 질문했습니다. “Tamino Autographs의 사라사테 전기 자료에서 이 문구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라고 했는데 어느 부분에서 이 문구가 언급되고 있는지 자세히 알려주세요.


답은 이렇습니다.


제공된 검색 결과에서는 Tamino Autographs의 사라사테 전기 자료를 찾을 수 없습니다. 앞서 제가 Tamino Autographs의 자료를 언급한 것은 잘못된 정보였으며, 이를 정정합니다. 현재 검색 결과에는 이 인용구가 네이버 블로그에서 언급된 것만 확인됩니다.


이후 영어와 스페인어로 비슷한 질문을 몇 차례 하고 난 이후 결론은 이렇습니다.


대부분의 인용은 소셜 미디어나 인용구 웹사이트에서 발견됩니다.
사라사테의 동시대 신문 기사, 인터뷰, 서신 등에서 이 말을 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습니다.
모든 현대 인용은 원본 출처를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AI 검색은 유료로 제공되는 신문기사, 논문 및 단행본 학술자료에는 접근이 어려운 관계로 어딘가에 숨어 있는 기록을 놓칠 수도 있었겠지요. 혹 관련 기록을 보신 분은 제게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과연 사라사테가 37년간 하루에 14시간씩 바이올린을 연습했을까요? 물론 정확한 답은 ‘모른다’입니다. 그러나 추측해 볼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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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에 출판된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의 회고록 "Joys and Sorrows"에는 몇 개의 사라사테에 관한 일화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라사테와 카잘스는 32세의 나이 차이가 있었으므로 20대의 카잘스가 만난 50대 사라사테는 그야말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을 시기였지요. 당시 사라사테에 대한 카잘스의 묘사는 이렇습니다.


“그는 콘서트를 앞두고 연습도 준비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와서 연주했다. 그는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였으나 진정한 의미의 예술가는 아니었다.”


물론 카잘스가 당시 사라사테의 가까운 측근은 아니었고 그가 실제로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는 이 문구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당시 카잘스가 상주 연주자로 일했던 호텔에 사라사테가 방문하여 여러 날 머무르며 연주를 했고 함께 다니던 연주자 친구들과의 여러 일화들(주로 기행..)로 짐작해 볼 때 적어도 그가 하루에 14시간씩 성실히 연습하는 연주자였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물론 ‘50세 이전까지 13세부터 37년간 14시간씩 연습하고 50대부터는 더 이상 연습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As you like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