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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텐츠 코치 서민규 Mar 15. 2019

콘텐츠 만들때 피해야 할 7가지 핑계

콘텐츠 코칭을 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났다. 선뜻 콘텐츠를 만들기 어려워하는 데엔 이유가 있었다. 무턱대고 시작할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아래 7가지 이유가 시작하지 않아도 될 이유가 되진 않는다. 이 글이 자기만의 이유를 발견하려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1.

“아직 준비가 안 돼서..”


“내게 준비된 콘텐츠가 있나?” 콘텐츠를 만들어보기 전엔 항상 머릿속을 맴돌던 질문이다. 이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 여겨졌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인가?”

콘텐츠를 만들어보니, 지금은 이 질문이 더 무겁게 다가온다. 준비된 콘텐츠를 갖고 있냐는 것과 내가 준비된 상태이냐는 것은 전혀 다른 접근이다. 커리어가 전환기가 오고, 관심사와 관점이 바뀌면 콘텐츠도 자연스레 바뀔 수 있다. 중요한 건 만들 수 있는 상태가 되었는지 여부다.


내가 민망함을 무릅쓰고도 첫 콘텐츠 [기록되지 않은 것은 기억되지 않는다]를 종종 소개하는 이유가 있다. 준비되지 않은 누군가가, 엉성하게 만들면서 준비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준비가 다 돼서 뭘 썼다기 보다는 이미 갖고 있는 것을 한 번 정리해보고자 어설프게 흉내낸 정도였다. 그렇지만 하나를 써 보니, 어느 구석이 부족한지를 스스로 더 잘 보게 됐다. 그러면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준비’가 시작된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학습이 시작된다.

 

“아직 준비가..”를 말하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긴 하다. 우리는 접하는 콘텐츠는 대체로 완성도가 높고 완결된 형태다. 다 만들어진 것의 속성이 그렇다. 이미 만들어진 상태기 때문에 초기 버전을 알기 어렵다. 마치 나도 모든 준비를 마친채, 세상에 나서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진실은 이렇다. 준비돼서 태어난 적 없듯이, 준비를 다 마치고 시작할 수 있는 콘텐츠는 많지 않다. 준비된 때는 오지 않는다. 때는 당신이 정하고 만들어야 한다. 시작하면 그게 때다.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게 있다. 나 자신을 만들 수 있는 상태로 준비시킬 수 있다.


2.

“나중에 글을 잘 쓰게 되면..”


글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글만 중한 건 아니다.

세상은 글을 탁월하게 잘 쓰는 사람만을 찾고 있는 게 아니다. 세상은 콘텐츠를 가진 사람을 찾고 있다. 당신이 소비하는 콘텐츠만 살펴보더라도 그 이유가 글쓰기가 탁월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만일 당신이 필력을 높이고, 그 필력을 통해서 나중에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콘텐츠’의 한 쪽 면만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당신이 필력을 높이기 위해 애쓰는 동안, 어떤 사람은 엉성한 콘텐츠라도 기획하고 만들어버린다. 필력이 달려서 콘텐츠로 커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세상은 글보다 콘텐츠에 더 우위를 부여하고 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신의 일을 어떻게 정의하는 사람인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지, 어떤 관점으로 일상을 경험하고 있는지를 더 궁금해한다. 


콘텐츠의 담긴 글, 맞춤법의 엄정함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시기가 지나버렸다. 이미 너무 많은 게 만들어지고 쏟아진다. 만일, 필력에 자신 없고, 글을 잘 못 쓰는 사람이 있다면 최소한 [글을 못 쓰는 사람이 매일 소재 찾는법]이라는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다. 못하는 걸 못한다고 말해도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세상은 콘텐츠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사람을 찾지 정교한 맞춤법을 가진 사람을 찾진 않는다. 물론 기본은 해야겠다. [침착맨:올바른 맞춤법 바로 알기]



3.

“나는 진짜 아무것도 없어..”



나만_없어_진짜


콘텐츠 소재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쉬운 방법이 하나 있다. 조합하라. 

요소가 하나 추가될 때마다 조합할 수 있는 가짓수는 늘어난다. 자신의 관심사, 관점, 경험, 학습, 독서, 커리어, 일, 취미, 일상생활 각각에 대해 리스트를 만들고 조합해도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에버노트 생각서랍 만들기』도 디지털 기록 정리물건 정리를 조합한 콘텐츠였다. 뻔한 소재도 조합이 달라지면 충분히 신선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당연하게도, 조합한다고 모두 ‘팔리는 콘텐츠’가 된다는 말은 아니다. 조합 자체가 탁월하면 그것도 콘텐츠의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확률과 통계에서 조합combination 때문에 좌절한 경험이 있다면 콘텐츠에 조합의 힘을 빌려보자. 조합에 더 관심이 생긴다면, 김정운의『에디톨로지』를 살펴보길 권한다.



4.

“아직 전문성이 없어서..”


스스로 전문성이 부족해서 어떤 콘텐츠도 자신없다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일수록 뛰어난 사람들의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탁월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의 콘텐츠를 접하면서, 자신은 전혀 만들지 않다보면 결론은 하나다. 그 간극은 평생에 걸쳐 좁아지기 어렵다. 어떤 콘텐츠도 만들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예전엔 그랬다. 전문성 100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그 전문성이 고스란히 콘텐츠로 옮겨지곤 했다. 그래서 '전문성 100'을 갖추는 게 중요한 문제였다. 그걸 콘텐츠화 해주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전문성 영역은 따로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우리도 모르는 새에 ‘콘텐츠를 만들 줄 안다’는 새로운 전문성이 생겼다. 몇 년 간의 급격한 변화로, 전문성이라고 간주될 영역이 새로 생겨난 것이다. 전문성이 50이어도, 콘텐츠를 만드는 능력이 50이 있으면 뭐라도 만들 순 있다. 그래서 다음의 선택지가 가능해진다. <전문성을 50에서 100으로 만드는 일>과 <콘텐츠를 만드는 능력을 0에서 50으로 기르는 일>에서 뭐가 내게 더 시급하고 중요한지 스스로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콘텐츠엔 전문성과 관련된 것만 있는 것도 아니다. 내 취향과 관점, 일상까지도 모두 콘텐츠에 반영할 수 있다. 전문성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압도적인 전문성으로 탁월한 콘텐츠까지 겸비한 사람이 되는 일이 쉽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다만, 전문성 100을 갖추지 못한 게 시작하지 않아도 될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낸다는 것은 강력한 전문성이 될 수 있다.


5.

“나중에 마스터피스를 만들려고..”


다들 비슷하다. 제대로 하고 싶고, 원대한 걸 이루고 싶다.

그러나 그곳에 다다르려면 이미 갖고 있는 것으로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내 손에 있는 것부터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공 두 개로 저글링이 안 되는데, 공 다섯 개로 저글링을 할 순 없다.

이미 갖고 있는 것이 반드시 좋은 콘텐츠가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물론, 운이 좋다면 처음 만든 콘텐츠가 어마어마한 화력을 갖기도 한다. 잘 알려진대로 오다 에이치로의 첫 작품은 ‘원피스’가 첫 작품이다. ㄷㄷ)


이미 갖고 있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콘텐츠는 완성도보다 완결성이 중요하다. 비교적 잘 알고 있는 소재라야 완결할 수 있다.  ‘완성도가 높지만 미완결된 콘텐츠’와 ‘완성도가 낮아도 완결된 콘텐츠’ 중, 우리가 만나는 콘텐츠는 모두 후자에 해당한다. 다 된 밥을 내놓는 게 기본이다. 콘텐츠를 완결지을 수 있으려면 내가 잘 다룰 수 있는 소재여야 한다. 도로주행을 처음 시작하면 익숙한 길부터 연습하다가 나중에 파생되는 길을 다녀야 하는 것과 비슷한 꼴이다.


두번째 이유는 만들어보는 능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처음 만든 콘텐츠가 쉽게 묻힐 수도 있다. 그건 별 수 없다. 그렇다 해도 건질 수 있는 게 있어야 한다. 그게 콘텐츠를 만들 줄 아는 능력이다. 엉성한 콘텐츠 하나와 콘텐츠를 만드는 능력이 남는다. 후자가 더 중요하다. 만드는 능력이 자꾸 좋아져야 당신이 처음에 그렸던 마스터피스를 만드는 일이 나중에 가능해진다. 마스터피스로 한 번에 도달할 수 있는 엘레베이터는 없다.

6.

“나는 완벽주의 성향이라..”


완벽한 것은 없다. 개선만이 있을 뿐이다. 모든 베타 버전의 제품은 완전하지 않다. 당신의 모든 콘텐츠가 전부 베타라고 생각하는게 좋다. 정작 완벽함을 추구해야 할 때는 따로 찾아오게 된다. 나중에 출간 계약을 할 때, 편집자님께서 당신을 완벽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훈련은 그 한 번으로도 충분하다.

 

여기엔 확률 게임도 있다. 흔히 스타트업에서는 제품을 제대로 내놓지도 못하고 팀이 해체되는 경우가 많다. 제품을 내놓기 위한 과정엔 '이러면 좋겠'고 '저러면 좋겠'지만, 그 개살구같은 완결성을 추구하다가 버텨내지 못하고 중도하차하는 것이다. 그럴 바엔 베타의 베타 버전을 내놓고 초기 유저를 얻는 게 낫다. 그래야 버틸 힘이 생긴다. 한 편으로는 유저나 독자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엉성하게 내놓는 게 좋다. 내가 얼만큼을 해낼 수 있는지 확인하면서 만들어야 나중에 필요할 때 완벽을 추구할 수 있다. 완벽주의는 하지 않아도 될 이유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7.

“내껀 내가 봐도 쓰레기야..”


보는 눈이 너무 높아졌다. 눈이 높아진 게 문제다. 너무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신에 만들기를 선택하면 문제가 쉬워진다. 만들면서 자신을 허용하고, '만드는 능력'이 얼마나 좋아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람마다 콘텐츠를 보는 안목엔 편차가 크다. 당신의 콘텐츠가 볼품없다고 생각해도, 누군가는 그걸보고 도움을 받는다. 콘텐츠로 다른 이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길 원한다면 준비하면 된다.


우리가 만들기를 주저하는 사이에 우리가 소비하는 콘텐츠의 질은 날이 갈수록 좋아진다. 당연하다. 엉성한 콘텐츠를 내놓았던 사람들이 자꾸 개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가 콘텐츠를 직접 생산해내는 능력과 우리가 소비하는 콘텐츠 사이의 격차는 자꾸만 벌어진다.


“내껀 내가 봐도 쓰레기”를 밀어내는 방법이 있다. 내가 이전에 자주 써먹던 방법이다. “내가 해도 이것보단 잘하겠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콘텐츠를 찾아보는 것이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가 초창기에 만든 콘텐츠를 찾아본다. 엉성한 퀄리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크리에이터로서 다듬어지는 과정을 엿보자. 내 콘텐츠가 다듬어져가는 설레는 상상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당신이 쓰레기라 여겼던 콘텐츠는 다듬을수록 단단해질 것이다.




몇 가지만 살펴봤지만, 어느 때라도 시작하지 않아도 될 이유는 충분하다. 거꾸로 보자면, 어느 때건 시작할 이유는 충분한 것이다. 작게 시작해서 딱 그만큼의 재미와 성취감을 빠르게 만나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같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특별한 삶을 살기 때문에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자기 삶을 특별하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 글을 보고 누군가가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다면 좋겠다.






<당신은 콘텐츠입니까>

01. 커리어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02. 나는 먼저 나의 코치가 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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